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장(오른쪽)과 가우탐 크리슈나이아(Gautham Krishnaiah) KBR CTO가 수산화리튬 회수 기술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자체 개발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BMR, Battery Metal Recycle) 라이선싱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SK이노베이션은 포르투갈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리튬·배터리 원소재 컨퍼런스인 ‘패스트마켓 컨퍼런스’(Fastmarkets Conference)에서 엔지니어링 기업인 KBR과 BMR 라이선싱을 위한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KBR은 약 3만4000명의 임직원과 80여 개국의 글로벌 네트워크, 약 70억 달러의 연매출 규모로 에너지, 석유화학, 국방, 산업,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첨단 기술과 엔지니어링 솔루션을 제공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KBR은 고순도 결정화 기술(PureLi)과 SK이노베이션의 BMR 기술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른 로열티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KBR의 고순도 결정화 기술은 리튬 함유 용액에서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고, 연속적인 냉각·재결정 공정을 통해 배터리급 고순도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첨단 정제 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연구원이 폐배터리 수산화리튬 직접 회수 기술 상업화 실증 설비를 통해 회수한 재활용 수산화리튬을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BMR기술은 폐배터리를 파분쇄해 얻은 양극재와 음극재가 혼합된 블랙매스(Black Mass)를 ‘유동화 수소환원 반응(수소 가스 주입)’을 통해 리튬을 먼저 회수하는 독자적인 공정을 적용한 폐배터리 수산화리튬 직접 회수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리튬 회수는 코발트와 니켈을 먼저 분리한 뒤 리튬을 침전 회수하는 방식으로, 리튬 회수율이 낮고 고순도 리튬 확보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기술은 고용량 배터리 원료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고순도의 수산화리튬을 추가 정제 없이 직접 회수할 수 있으며, 공기와 접촉만으로도 쉽게 탄산리튬으로 전환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특히 공정 전반에 걸쳐 수소와 물 이외의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해 별도의 오염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적인 솔루션이라는 점도 큰 강점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017년부터 기존 리튬 회수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별화된 BMR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2021년에는 환경과학기술원에 연간 전기자동차 약 800대 분량의 폐배터리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회수할 수 있는 상업화 실증 설비를 구축했다. 또한 국내외에서 순도 높은 리튬 확보 관련 특허를 100건 이상 출원하며 기술력을 입증 받았다.
김필석 SK이노베이션 환경과학기술원 원장은 MOU 체결식에서 “SK이노베이션의 혁신적인 리튬 회수 기술로 EU 배터리법의 의무 회수율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며, 회수된 리튬으로 생산된 배터리 성능도 이미 검증을 마쳤다”며 “친환경성과 글로벌 규제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우탐 크리슈나이아(Gautham Krishnaiah) KBR CTO는 “SK이노베이션의 리튬 회수 기술은 기존 습식, 건식, 탄소환원 기술보다 뛰어난 경제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원장은 '패스트마켓 컨퍼런스’ 첫 날 기조연설을 맡아 ‘배터리 시장의 성장과 주요 광물의 중요성, 그리고 SK이노베이션의 혁신기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날 김 원장은 글로벌 전기차 및 배터리산업의 성장으로 인한 자원 확보의 제약과 환경 규제 등을 설명하며, SK이노베이션이 개발한 BMR 기술이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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