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재, 노후 설비 폐쇄”…에쓰오일, 4분기 개선 기대

1~3분기 적자 1363억, 정유·석유화학 부진 영향…러시아 원유 공급 감소에 아시아 정제마진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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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러 제재, 노후 설비 폐쇄”…에쓰오일, 4분기 개선 기대
에쓰오일이 정유·석유화학 부문의 부진으로 올해 3분기 누적 실적이 적자로 돌아섰다. 다만 하반기 들어 정제마진이 회복되면서 4분기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에쓰오일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5년 1~3분기 영업이익은 –1363억 원으로 전년 동기(1998억 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정유(-3824억 원)와 석유화학(-1290억 원) 부문의 적자가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다만 3분기에 정유 부문의 회복 흐름이 확인된 것은 희망적이다. 정유 부문은 3분기 11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4411억 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러시아 정제시설 가동 차질과 글로벌 정유업계의 노후 설비 폐쇄 확대 등으로 공급이 감소하며 등·경유 정제마진(판매가격-원재료비)이 반등한 영향이다.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러시아 정유시설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리야잔(Ryazan) 정유소에서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취재] 러 제재·노후 설비 폐쇄…에쓰오일, 4분기 개선 기대

▲자료=에쓰오일


더불어 글로벌 정제설비는 2025년에 순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아시아와 중동에서 약 70만 배럴/일 규모의 증설이 추진되는 반면, 유럽과 북미에서 80만 배럴/일, 아시아 지역에서 30만 배럴/일 등 110만 배럴/일 수준의 노후 설비 폐쇄가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글로벌 정제설비는 35만 배럴/일 규모의 순감소가 진행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과 미국의 러시아 원유 제재에 따른 반사 이익도 기대 요인이다. 유럽이 러시아산 원유 대신 중동·인도 등 대체 물량 수입을 늘리면서 아시아 지역에 공급량이 줄고 있고, 이는 아시아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제재 한달 후 미국 재무부는 로스네프트, 루크오일 등 러시아의 석유기업에 가한 제재로 중국,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진호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정제설비 폐쇄 및 가동 차질, 난방 수요 확대 등의 효과로 “4분기 에쓰오일의 복합정제마진이 배럴당 14.1달러(3분기는 10.0달러)로 약 2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정유 부문은 (영업이익이) 4분기 3359억 원까지 실적이 개선될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중국·인도 등으로 우회 공급을 늘리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남아 있다. 러시아의 주요 원유 수출 경로인 노보로시스크항은 최근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됐지만, 이틀 만에 정상화되기도 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