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연구개발비를 크게 늘려 SK텔레콤보다 더 많은 돈을 연구개발(R&D)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SK텔레콤보다 매년 1000억~2000억 원 적은 연구개발비에 머물렀던 KT의 변신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T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올해 1~3분기 R&D에 2804억 원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522억 원)보다 84.2%(1282억 원) 늘렸다.
KT의 올해 3분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경쟁사인 SK텔레콤(2735억 원)을 소폭 앞질렀다.
최근 수년간 SK텔레콤이 매년 KT보다 1400억 원에서 1800억 원가량 많은 연구개발비를 썼다는 점에서 KT가 올해 연구개발비를 대폭 늘려 SK텔레콤을 앞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KT는 2022년 2306억 원, 2023년 2253억 원, 2024년 2117억 원을 R&D에 투입했고, SK텔레콤은 같은 기간 3744억 원, 3918억 원, 3928억 원을 연구개발비로 썼다.
KT는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보다 700억 원 가까이 많은 연구개발비를 집행했다. 그동안 1%에 못 미치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도 1.31%로 대폭 올라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0.77%)보다 0.54%p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연구개발비 급증은 KT가 인공지능(AI), AI전환(AX)으로 중심 축을 전환하는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KT는 통신망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AI, 클라우드, 데이터, 산업 ICT 솔루션 중심으로 구조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2028년까지 AI·IT 매출 비중을 19%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T는 최근 ▲자체 개발 대규모언어모델(LLM) ‘믿:음’을 비롯해 한국의 언어, 문화 맥락을 반영한 한국형 AI 모델 개발 ▲보안과 데이터 주권을 지키는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에너지 등 산업별 맞춤 B2B 솔루션 제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도 단순 통신망을 넘어 망 이상징후 예측, 자율망 운영 등 네트워크 AI로 진화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KT는 네트워크 부문의 미래네트워크연구소와 기술혁신 부문의 AI 퓨처 랩, 젠(Gen) AI 랩, 에이전틱(Agentic) AI 랩, 디시전 인텔리전스(Decision Intelligence) 랩에서 R&D를 수행하고 있다.
통신업에서 AI를 축으로 한 플랫폼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KT 역시 차세대 서비스 경쟁을 위해 R&D 투자를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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