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카카오그룹 전체에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카카오의 새로운 수장으로 낙점된 정신아 대표는 빠르게 조직을 재정비하고 안정화시키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인공지능(AI) 등 미래 가치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데는 부족했고 카카오톡 개편 과정에서 실망감을 안기는 등 아쉬움도 남겼다.
2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의 사업보고서와 증권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카카오는 정신아 대표 체제에서 실적 상승 성과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5곳의 카카오 실적 추정치를 종합하면, 지난해 매출 약 8조1000억, 영업이익 약 6800억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신아 대표 취임 전인 2023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약 7%(약 5400억 원)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약 45%(약 2200억 원) 증가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연속으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고,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2000억 원 시대를 열었다.
정신아 대표는 2023년 12월 카카오 CEO로 내정됐다. 당시 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카카오모빌리티 알고리즘 조작, 카카오페이 경영진 스톡옵션 따른 주가 폭락 여파 등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해 있고 구성원들의 사기도 떨어진 상태였다.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1000억 원 이상 하락하는 등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카카오를 이끌기 시작한 정 대표는 당시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사회의 기대와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성장만을 위한 자율경영이 아닌, 적극적인 책임경영을 실행하고, 미래 핵심사업 분야에 더 집중하겠다”며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에 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 대표는 벤처캐피털(VC) 출신다운 과감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직을 정리하고 내실을 다졌다는 평을 받는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 소속회사는 2023년 11월 143개에서 2025년 11월 98개로 2년 만에 45개(31.5%) 줄었다.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한 회사를 과감하게 팔거나 정리하고 핵심사업 위주로 재편했다.
정 대표는 또 카카오그룹 CA협의체 의장을 겸하며 그룹 전반의 의사결정 체계를 정비하고, 기업 이미지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반면, AI 사업 성과, 카카오톡 개편 과정 등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카카오는 AI 에이전트인 ‘카나나(Kanana)’로 AI 비전을 구체화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국가대표 AI 사업에서 탈락하면서 실망감을 줬다. 대규모언어모델(LLM) 경쟁력에 대해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톡 개편 과정에 대한 이용자들의 실망감도 뼈아픈 대목이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추진한 카카오톡 개편 과정에서 이용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반발했다. 카카오는 결국 카카오톡의 친구탭 UI를 복원했다.
최근 카카오의 주가 행보는 미래 가치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 결과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6일 종가 기준 5만7300원으로 2년 전인 2024년 1월 16일 5만9600원보다 2300원 낮다. 2024년 11월 16일 3만255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가 지난해 6월 27일 7만16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답보하며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2년간 군살을 빼고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해 시작되는 ‘정신아호 2기’는 관리형 리더를 넘어 꾸준한 실적 상승 속에서 AI를 중심으로 기술 성장 기업으로서의 자격을 증명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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