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재무 안정 기조를 토대로 기술 전문가인 이보룡 신임 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수익성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싣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가 취재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사령탑에 오른 이보룡 현대제철 대표가 저수익 사업의 효율화와 고부가 포트폴리오 확대를 병행하는 방향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인사는 서강현 전 대표가 지난 2년간 부채비율을 80.6%에서 73.6%까지 낮추며 재무 건전성을 확보한 데 이어, 기술 전문가인 이 대표를 통해 수익성 회복의 속도와 질을 높이겠다는 기조로 풀이된다. 신임 이 대표는 연세대 금속공학 학사와 경영학 석사(MBA)를 거쳐 현대제철 내에서 생산기술센터장, 안전보건환경담당, 연구개발본부장, 판재사업본부장, 생산본부장등 제조와 기술 부문의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현장형’ 경영진으로 평가된다.
이보룡 대표의 지휘봉을 잡은 현대제철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 회사는 2023년 매출 25조9148억 원, 영업이익 7983억 원에서 2024년 매출 23조2269억 원, 영업이익 1595억 원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2025년에는 매출이 22조7332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2192억 원으로 37.4% 증가하며 수익성 지표는 개선세로 돌아섰다. 이는 철광석, 석탄 등 원자재 가격 하락과 고부가 제품 확대, 판재류 수익성 개선에 따른 결과다.
이보룡 대표는 저수익 사업의 정리·재편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1월 인천공장 내 연간 약 75~80만 톤 규모의 전기로 제강 및 소형 압연 설비를 폐쇄하며 철근 생산능력을 20% 가량 축소했다. 봉형강 부문의 철근은 공급과잉 및 건설업 침체에 의한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품목이다. 회사는 가동률이 낮았던 설비를 폐쇄함으로써 다른 공장의 가동률을 제고하고 고정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과 탄소저감 강판은 핵심 성장 동력으로 육성 중이다. 자동차 강판은 안전·품질 요구 수준이 높아 고부가에 속한다. 고성형성, 고강도 및 경량화 특성을 모두 갖춘 3세대 자동차 강판은 현대차 일부 차종에 이미 적용중이며, 올해 1분기 본격 양산·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최근 이달부터 당진제철소에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를 세계 최초 가동해 탄소 배출을 20% 감축한 탄소저감강판을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해상풍력용 후판, 원자력 발전용 강재, 신규 송전철탑 원자재 등 에너지 산업 부문의 신규 수요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미국 전기로 대규모 투자 역시 이 대표의 주요 과제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 어센션 패리시에 전기로 제철소 투자를 추진 중이며, 투자비 총 58억 달러 중 14.6억 달러(약 2조1000억 원)를 담당한다. 2029년 1분기 상업생산 목표이며 자동차강판 180만 톤 등 연간 270만 톤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해당 공장은 탄소 발생량이 적은 탄소저감 소재를 생산해 현지 현대차와 기아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고, 글로벌 완성차들의 탄소저감 소재 수요 증가에 대응할 전략이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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