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금융지주회장 ‘셀프 연임’ 이젠 끝나나

금감원, 오늘 국회 정무위에 거버넌스 등 금융그룹 특별점검결과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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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등 8대 은행지주회장 ‘셀프 연임’ 이젠 끝나나

▲ 자료= 금감원


금융당국이 ‘거수기’ 사외이사들을 뒷배 삼아 ‘셀프 연임’을 반복해온 8대 금융지주에 대해 실시한 지배구조 특별점검 결과를 이르면 내주 발표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업무현황을 보고를 통해, 겉으로는 ‘모범 관행’을 내세우면서도 안으로는 사외이사들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하며 경영진의 ‘참호’를 구축해 온 금융권의 고질적인 ‘이너서클’ 문화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금감원은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금융·농협금융·아이엠(iM)금융·비엔케이(BNK)금융·제이비(JB)금융 등 8개 금융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지배구조 모범관행의 실제 운영 현황을 점검했다. “부패한 이너서클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강력한 의중에 따른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이 결과, 금감원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이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있는 다수 사례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이번 주 내에 결과를 정리해, 곧 발표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은 은행지주사의 내규로 시행되는 만큼, 금감원은 지도나 경영유의 등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현재 모범관행으로 돼 있는 조항들을 법규화해, 금융회사들의 책임을 강화할 예정이다. 규정 위반시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어서 이행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번 특별점검 결과, 각 금융지주회사들은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형식적으로 이행한 사례들이 확인됐다.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명시된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이행하기는 했지만, 실효성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 등록과 관련해 충분한 시간을 줘야한다는 규정이 있지만 실제로는 기간이 짧아, 공정성과 투명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의사록을 제대로 작성하지 않는 등 실제 규정 이행의 효과가 없는 사례들도 드러났다.

이사회가 경영진에 장악된 배경에는 사외이사들에게 제공되는 과도한 ‘당근’이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사외이사들이 받는 수억 원대 연봉 외에, 골프장 부킹 지원, 과도한 회의비 지급 등 ‘보이지 않는 혜택’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현직 경영진이 사외이사들에게 유무형의 특혜를 베풀고, 사외이사들은 이에 보답하듯 이사회 안건을 ‘100% 찬성’으로 통과시켜 주는 공생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당국은 이러한 ‘참호 구축’이 금융권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예대 마진 중심의 손쉬운 영업에만 안주하게 만드는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사회가 경영진의 경영권을 견제하기는커녕, 오히려 CEO의 장기 집권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형식적으로는 절차를 지킨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인물을 밀어주기 위한 판 짜기가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BNK금융 검사결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과 관련해 ‘부패한 이너서클’이라고 질타한 이후 이 금융지주에 대한 현장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과 관련한 BNK금융의 문제점이 다른 은행지주보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진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금감원의 지배구조 모범관행 이행 점검결과에서 드러난 문제점은 금융위원회가 주도하는 지배구조 선진화태스크포스(TF) 논의에 적극 반영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사회의 독립성 제고 △CEO 선임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성과보수 운영의 합리성 제고 등 금융권 지배구조 제도개선 방안을 3월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방안으로는,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해 3연임을 금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CEO 연임시 ‘주주에 의한 통제 강화’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이와함께, 주총에서 특별 결의를 받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재는 일반 결의로, 출석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 찬성과 주식 총수 1/4 이상 출석 요건을 갖추면 된다. 하지만, 특별 결의로 바뀔 경우 주식 총수의 1/3이 출석하고, 이 중 2/3 이상이 찬성해야한다. 

금융당국은 이와함께, 사외이사를 통한 금융지주 CEO 견제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이 다소 중립적인 인사들로만 구성돼도 지주회장을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권선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