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매출 일제히 후퇴…GS·HD현대 수익성 개선

SK이노·에쓰오일, 상반기 손실 및 석화 부진에 발목…2026년 중동 리스크에 따른 유가 변동성, 원유 조달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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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정유 4사 매출 일제히 후퇴…GS·HD현대 수익성 개선
국내 정유 4사의 2025년 성적표는 '외형 축소'라는 공통 분모 속, 정유 부문 회복 속도와 석유화학 손실 규모에 따라 수익성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데이터뉴스가 SK이노베이션(정유·화학·윤활),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의 2025년 실적을 분석한 결과, 매출 합계는 166조 8488억 원으로 전년(179조 1468억 원) 대비 6.9% 감소했다. 국제 유가 하락, 글로벌 경기 둔화와 제품 판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4사 모두 매출 규모가 축소됐다.

기업별 매출 감소폭은 HD현대오일뱅크가 -8.0%로 가장 컸으며, SK이노베이션(-7.0%), 에쓰오일(-6.5%), GS칼텍스(-6.3%) 순이었다. 

반면 영업이익에서는 엇갈렸다.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전년 대비 반등한 반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GS칼텍스는 2025년 영업이익 8840억 원을 기록하며 정유 4사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냈다. 전년(5480억 원) 대비 61.3% 증가한 수치다. 실적 견인의 핵심은 정유 부문이었다. 4분기 정제마진 반등에 힘입어 2024년 186억 원 적자였던 정유 영업이익이 2025년 3390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윤활유 부문 역시 491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석유화학 부문의 손실(-1462억 원)을 상쇄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 474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2580억 원) 대비 83.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5609억 원으로 4사 중 가장 컸다. 다만 석유화학 부문에서 3723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고, 윤활기유 부문 이익(1943억 원)도 경쟁사 대비 낮아 전체 영업이익 순위에서는 3위에 머물렀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의 정유·석화·윤활 합산 영업이익이 1조2731억 원에서 7202억 원으로 43.4% 감소했다. 정유 부문이 34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를 유지했으나, 상반기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 평가 손실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이익 규모가 24.3% 줄었다. 여기에 석유화학 부문이 2365억 원의 적자로 돌아선 것이 전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에쓰오일은 정유 4사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4% 감소한 2882억 원에 그쳤다. 윤활 부문은 582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견조했으나, 정유와 석화의 부진이 이어졌다. 정유 부문은 하반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2분기 대규모 손실(-4411억 원)을 극복하지 못하며 연간 157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 역시 1368억 원의 적자를 내며 실적 부진을 키웠다.

한편, 정유업계는 올해 들어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실적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석유 수송 20% 수준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주요 중동 산유국이 생산량 조절에 나서며 지난 8일 서부텍사스유(WTI)는 2022년 러-우 전쟁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변동성이 극심해졌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2022년과 같은 호실적 재현 가능성과 원유 조달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IM증권은 지난 6일 발간한 리포트에서 원유조달 우려에 따른 중국·일본·태국·인도 등의 수출 축소 가능성을 거론하며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단기로는 정제마진 강세와 수출 확대 수혜를 누릴 수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국내 업체도 원유조달 차질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