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맞대응을 강화하던 카드사들이 급격한 태세전환을 하고 있다. 간편 결제업체들에 대해 신용카드사들이 코피티션(Coopetition. Cooperation(협력)과 Competition(경쟁)의 합성어)에 잇따라 나섰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비(KB)국민카드는 이달 들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등 간편결제 이용 고객까지 할인 혜택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KB 니드 페이 카드’를 출시하며, 경쟁하던 간편결제 업체들과 협력해 이들의 이용 비중이 커지는 흐름에 올라타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KB 니드 페이 카드’는 간편결제 이용 시, 월 최대 3만원 연간 최대 36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KB 페이 선택 시 15%,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토스페이 선택 시에는 10%를 할인해준다.
앞서 신한카드는 네이버페이와 협업한 ‘엔페이 비즈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국내외 가맹점에서 전월 실적 조건 없이 최대 1.5%를 엔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고 있다.
대형 카드사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 결제 시장의 주도권이 이들 대형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신용카드업계는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24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3.4%나 증가했다. 이 중 외부 결제액은 32.9%가 급증했다. 자체 플랫폼을 넘어 외부 결제 영역까지 영향력을 넓힌 것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1분기 매출 3003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신용카드 업계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 등 6개 카드사의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453억 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억 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업계 1·2위인 삼성카드와 신한카드의 순이익은 각각 15.3%, 14.9% 줄었다.
국내 결제 시장의 패권은 이미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넘어가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1조1053억원(24년 기준)에 달하며, 그중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전자금융업자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54.9%를 차지했다. 반면 전통 카드사의 비중은 21.5%로 추락했다.
이들 간편결제 서비스의 장점은 ‘빠름’과 ‘편리함’이다. 별도 앱 설치로 인한 번거로운 인증 절차가 생략된다. 네이버페이는 온라인 쇼핑에 최적화된 포인트 적립 시스템이 강점이다. 토스페이는 금융 자산 관리와 송금을 결합한 ‘슈퍼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의 높은 연동성을 기반으로 생활밀착형 결제에 강하다.
신용카드는 ‘혜택’과 ‘신용’을 내세우고 있다. 카드사 특화된 청구 할인, 무이자 할부, 공항 라운지 이용 등 프리미엄 혜택 부여가 장점이다.
권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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