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배수의 진…올해 ‘흑자 달성’ 승부수

EBITDA 흑자 선언한 서범석 대표, 수익성 증명 사활…매출 성장, 비용 절감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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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배수의 진 루닛, 흑자 달성 승부수
“무조건 흑자 달성밖에 없습니다.” 의료AI 대표기업 루닛이 올해 흑자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서범석 루닛 대표가 올해 초 2500억 원 유상증자 추진하면서 공개적으로 이자·세금·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흑자 달성을 약속했다. 유상증자 추진으로 주주들의 불만이 쌓인 상황에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유상증자 발표 당시 서 대표는 “올해는 루닛이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증명하고 재무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상징적인 해가 될 것”이라며 “유상증자 후 재무개선을 적극 추진해 주주가치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자본조달에 지친 시장에 “이번이 마지막 자본조달이며, 이제는 번 돈으로 가겠다”는 선언적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1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루닛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의 매출은 2023년 251억 원, 2024년 542억 원, 2025년 831억 원의 증가세를 보였다. 루닛은 경쟁 관계인 다른 국내 의료 AI 기업들에 비해 빠르게 매출을 늘렸다. 

하지만, 적자도 매년 크게 늘어 지난해 매출과 같은 규모인 831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도 474억 원에 달했다. 루닛에 따르면, 올해 흑자 달성을 공헌한 EBITDA는 지난해 564억7500만 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추세를 보면 루닛의 올해 EBITDA 흑자 달성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루닛은 올해 EBITDA 흑자 달성을 약속하면서 ▲2024년 인수한 미국 암진단 플랫폼 볼파라의 매출 증가와 기존 루닛 제품의 판매 확대 ▲‘루닛 스코프’로 대변되는 암 치료 사업부문의 가파른 매출 성장 ▲전체 인력 15% 감축과 운영비 20% 이상 절감을 내걸었다. 이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EBITDA 흑자 달성이 가능하다. 

루닛은 지난 12일 올해 1분기에 239억5200만 원의 매출을 달성해 역대 최대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손실은 135억9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줄었고, EBITDA는 68억19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축소됐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1분기 손실 축소는 매출 성장과 비용 효율화가 동시에 이뤄진 결과라며, 올해 EBITDA 손익분기점 달성을 위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루닛의 EBITDA 흑자 달성 약속은 AI 기업이 가능성만으로 평가받는 시기가 끝나고 실적으로 평가받는 단계로 바뀌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다. 

EBITDA 흑자는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이 비용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외부 조달 없이도 사업을 영위하고 재투자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을 입증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루닛이 올해 스스로 설정한 시험대를 통과해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