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명세호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 남상혁 패키지솔루션연구소장이 지난 16일 서울 마곡 LG이노텍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테크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반도체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부분에서 쇼티지(공급부족)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기존 기판은 명함 크기인데 고객은 패드 크기를 원해 10배 이상의 캐파(생산능력)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고객 니즈에 대응 가능한 회사는 많아야 5개 정도입니다. 현재 AI에 기반한 성장이 급격한 S 커브 초입에 있습니다.”(조지태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
LG이노텍은 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 본사에서 열린 ‘미디어 테크 데이’에서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FC-CSP(Flip Chip-Chip Scale Package),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 등 고부가 반도체기판 3종을 소개하고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 중장기 사업전략을 발표했다.

▲조지태 전무가 LG이노텍의 패키지솔루션사업 중장기 성장 시나리오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LG이노텍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광학솔루션에 이은 핵심 수익원으로 키울 방침이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 원, 영업이익 128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030년 패키지솔루션 매출 3조 원 이상, 2031년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조지태 패키지솔루션사업부장(전무)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이 광학솔루션만큼 이익에 기여하게 하자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데,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전무는 또 “2030년 매출 목표 3조 원 이상은 내부추정으로 추가 성장까지 검토할 예정”이라며 “반도체 기판은 글로벌 1위이고, BGA는 현재 후발주자지만, 2030년, 2031년에는 후발 딱지를 뗄 것”이라고 말했다.
LG이노텍은 특히 FC-BGA를 패키지솔루션 사업 확대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조 전무는 “FC-BGA 매출은 지난해 500억 원 정도였는데, 2030년에는 1조 원 이상으로 보고 있다”며 “BGA 이익률이 기판 전체 이익률보다 조금 높다”고 말했다.

▲황정호 상무가 LG이노텍의 RF-SiP 글로벌 점유율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LG이노텍이 가장 높은 시장 지위를 확보한 제품은 RF-SiP 기판이다. RF-SiP는 전력 증폭기, 칩셋 등 무선통신에 필요한 다양한 부품을 하나의 패키지로 결합한 반도체 부품이다. 회사는 이를 메인보드와 연결하는 기판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LG이노텍은 2016년 이후 글로벌 RF-SiP 기판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LG이노텍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약 65%(글로벌 상위 5개 RF 고객사 기준)로 파악되며, 올해는 8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RF-SiP 기판은 패키지솔루션 사업에서 가장 큰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6G 통신이 도입될 경우 RF 부품 탑재 수는 7~12개로, 4G(3~4개)와 5G(5~7개)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한된 기기 내부 공간에서 통신 성능을 극대화해야 하는 만큼 고부가 기술이 요구된다.
황정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마케팅담당(상무)은 “RF-SiP만 보면 매출이 지금의 두 배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조 전무도 “6G가 적용돼도 다른 것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더해지는 것”이라며 “5G 위에 6G가 올라가는 구조라 매출이 지금보다 많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RF-SiP 적용 분야는 모바일 중심에서 위성통신, 스마트글래스, 데이터센터, SSD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인공위성 분야 기판을 많이 다루고 있고, 스마트글래스도 기대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의 랙과 랙을 연결하는 커넥티비티나 SSD 등으로도 확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위에서부터) RF-SiP와 FC-CSP 실물 제품이 전시돼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FC-CSP 기판은 그동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저전력 D램(LPDDR), 소형 칩 패키지를 기판 위에 얹어 메인보드와 연결하는데 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AI 시대를 맞아 적용 영역이 메모리 분야로 확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공급망이 갖춰지기 시작한 신규 시장이다.
AI 시장이 학습형 AI 중심에서 추론형∙에이전틱 AI로 확대되며, AI 가속기/서버 등에 GDDR과 같은 메모리용 반도체칩 채택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을 담당하는 FC-CSP 기판 수요도 늘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고객사용 GDDR7용 FC-CSP 기판을 수주했다. 메모리용 FC-CSP 기판은 신규 수주가 잇따르면서 구미 반도체 생산라인이 풀가동 상태다. 회사는 이달 착공하는 베트남 반도체기판 신공장에서 FC-CSP와 RF-SiP 기판 생산라인을 먼저 확대해 국내외 고객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반도체기판 투자는 고객 수요와 연동해 추진된다.
조 전무는 “베트남 PS(FC-CSP와 RF-SiP) 공장에 1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그 공장만을 위해 투자 결정을 한 고객사가 있으며, FS(FC-BGA) 공장 확장 투자를 위해 2개 고객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황정호 상무는 “메모리 쪽을 준비한 지 3~4년 째인데, LPDDR, GDDR은 상당히 좋은 상황이고, SSD도 재미를 보고 있다”며 “특히 HBM은 올라가는 개수 만큼 FC-BGA 크기가 커지고 있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황정호 상무가 FC-BGA 기판의 전방시장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FC-BGA는 LG이노텍이 고성장을 기대하는 영역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소형 디바이스는 기존 FC-CSP 기판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고성능∙고사양 반도체 칩의 적용 영역이 PC, 노트북, 차량, AI서버, 데이터센터(DC)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면적·고다층 기판 수요가 커지고 있다.
FC-BGA 기판은 FC-CSP 기판에 비해 면적이 18배 이상 크고, 16~22개 층을 구성한다. 6~8개 층 구조인 FC-CSP 기판보다 훨씬 많다. LG이노텍은 가로∙세로 85㎜ 대면적 FC-BGA 기판 양산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120㎜가 넘는 초대면적 FC-BGA 기판도 개발 중이다.
명세호 LG이노텍 패키지솔루션개발담당(상무) 초대면적 기판 개발 상황에 대해 “선행 검증은 완료했고, 고객과 제품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연말이나 내년에는 성과가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2년 FC-BGA 기판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LG전자로부터 구미4공장을 인수해 FC-BGA 기판 신규 생산라인인 ‘드림 팩토리’(총 2만6000㎡) 자동화 공장을 구축했다. 같은해 네트워크 및 모뎀용 FC-BGA 기판과 디지털TV용 FC-BGA 기판 양산에 성공했고, 2024년 12월에는 드림 팩토리에서 글로벌 빅테크 고객 PC 칩셋용 FC-BGA 기판 양산에 돌입했다.
LG이노텍은 올해 3분기부터 같은 고객 PC CPU용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글로벌 빅테크 고객을 추가 확보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자율주행, AI 가속기/서버 CPU∙GPU용 FC-BGA 기판 등 하이엔드(High-end)급 시장에 단계적으로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왼쪽부터) 80바디 FC-BGA, 120바디 FC-BGA가 전시돼 있다. 각 크기별로 제품의 앞,뒷면이 배치돼 있다. / 사진=데이터뉴스
조 전무는 “CPU 메이커가 직접 AI 관련 제품을 만들려 하고, 별도의 서플라이 체인을 원하고 있다”며 “CPU 고객들은 오랫동안 FC-CSP 고객으로 관계가 깊고, 자신만의 서플라이 체인을 만들 때 우리를 넣고 싶어하지만, 캐파 때문에 선택적으로 얼라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버용 기판은 고객별로 양산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다.
조 전무는 “학습용과 추론용 서버 기판은 2027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고, 네트워크용 서버 기판은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에도 FC-BGA 기판 캐파 확장을 위한 투자를 검토 중이다. 인텔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FC-BGA 기판 시장은 지난해 54억2000만 달러(약 8조2100억 원) 규모에서 2032년 95억4800만 달러(약 14조4600억 원)로 연평균 10.6% 성장할 전망이다.
LG이노텍은 당분간 반도체기판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무는 “대만, 애리조나 등 글로벌 생산공장들이 2029년까지 장기 공급 계약(LTA) 기준으로 풀부킹(주문 마감)이 돼 있다고 들었다. 버블이 아닌 패널티 조항과 연계한 커밋먼트(확약)로 돼 있어 지금 시장은 좀 견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혜연 기자 phy@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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