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둘로 나눈다

AI 코어 컴퍼니 ‘카카오AI’와 미래가치 투자회사 ‘카카오X’로 인적분할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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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둘로 나눈다

▲카카오 인적분할 후 카카오X와 카카오AI의 사업영역 / 자료=카카오


카카오가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 구조를 전면 개편한다. 플랫폼과 AI 사업은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성장 속도를 높이고, 투자·신사업 부문은 독립 운영체제로 전환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는 이원화 전략을 추진한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신설법인인 ‘카카오AI’와 존속법인인 ‘카카오X’로 나누는 인적분할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이며, 기존 주주들은 비율에 따라 양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게 된다.

이번 결정은 AI 중심 산업 환경에서 사업별 특성에 맞는 경영 체계와 자본 운용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카카오는 모바일 시대를 대표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사업 영역이 확대되면서 각 부문의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어려운 구조에 직면해 왔다. 이에 최근 수년간 비주력 사업 정리와 계열사 재편을 진행해 왔으며, 이번 분할을 통해 AI 시대에 맞는 성장 체제를 본격적으로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에서도 카카오톡과 AI를 중심으로 한 플랫폼 사업과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개별 사업군에 대해 서로 다른 가치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사업 영역을 분리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분할 이후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를 핵심 축으로 삼아 AI 서비스 확장에 집중한다. 기존 지배·관리 기능은 카카오X로 이관하고, 이용자가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빠르게 선보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대표이사에는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가 내정됐다. 디케이테크인과 케이앤웍스 등 운영 자회사도 카카오AI 산하로 편입된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이 보유한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관계 데이터를 활용해 메신저를 차세대 AI 인터페이스로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용자가 대화창에서 요청을 입력하면 AI가 적합한 서비스와 전문 에이전트를 연결해 검색부터 추천, 구매, 결제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환경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회사는 2030년까지 AI 일간활성이용자(DAU) 2000만 명 확보를 목표로 제시했다. 또 플랫폼 이용 시간을 50% 이상 늘리고 AI 광고, 에이전트 기반 커머스, 구독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육성해 연평균 20% 수준의 매출 성장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AI 매출은 6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AI 관련 매출도 1조 원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X는 투자와 신사업 육성을 전담하는 미래가치 투자회사 역할을 맡는다.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 등 테크핀 사업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 등 콘텐츠 사업,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핵심 계열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대표이사는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그룹투자전략실장이 맡을 예정이다.

카카오X는 기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상자산과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플랫폼 등이 주요 검토 분야로 거론된다. 투자 재원으로는 자산 유동화를 통해 확보한 약 2조3000억 원과 자회사들이 보유한 약 4조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카카오X 주요 사업의 연평균 성장률을 13%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매출 10조 원 규모의 사업 기반을 구축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투자 수익을 다시 주주환원과 신규 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분할 이후 사업별 실적과 재무정보가 독립적으로 공개되면 시장의 가치 평가도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증권업계의 부분합산가치평가(SOTP) 기준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는 약 34조2000억 원으로,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양사는 각각의 사업 성격에 맞는 이사회 체계를 구축하고, 매출과 수익성, 투자 집행, 주주환원 정책 등 핵심 경영지표를 정기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국내외 투자자 대상 설명회와 주주 소통도 확대한다.

주주환원 정책도 별도로 마련했다. 카카오AI는 조정 잉여현금흐름의 20~35%를 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 차익의 각각 30%를 주주환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두나무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재원을 활용해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발표했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2027년 1월 1일 분할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같은 달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한다.

회사 측은 조직 개편 후에도 고용 안정성, 근로조건, 복리후생 체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과 서비스, 인력, 기술 자산 역시 연속성을 유지하며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