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미투온 인수를 통해 성장전략의 방향을 구체화했다. 흥행 가능성이 불확실한 대작에 베팅하기보다 이미 사업성과 수익성을 검증한 기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글로벌 사업 기반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2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카카오게임즈의 타법인 주식 및 출자증권 취득 결정 내용을 분석한 결과, 카카오게임즈는 980억1415만 원을 투입해 미투온 주식 1682만8508주(지분율 39.56%)를 취득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미투온 최대주주인 손창욱 대표와 특수관계인 8명이 보유한 구주를 701억1390만 원에 인수한다. 이와 함께 미투온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279억25만 원어치 신주를 취득한다. 카카오게임즈는 미투온 지분 취득 목적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다.
또 손창욱 미투온 대표와 최원석 경영전략 부사장은 카카오게임즈 요청에 따라 3년간 미투온에 재직할 의무를 갖도록 했다.
이번 인수는 카카오게임즈가 새 경영체제 출범 이후 단행한 첫 대형 인수합병(M&A)이다. 카카오게임즈가 밝힌 투자 원칙을 실제 거래로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김태환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는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투자 판단 기준은 분명하다”며 “초기 개발 단계의 게임 투자는 성공 확률이 낮아 지양하고, 게임 성과와 지표가 검증된 게임 개발사 인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검증된 게임의 성과를 몇 배 또는 몇십 배로 키워내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은 투자”라고 설명했다.
미투온은 이 같은 투자 기준에 부합한다. 손창욱 대표가 2010년 설립한 미투온은 대규모 개발비와 마케팅비가 투입되는 대형 MMORPG에 비해 비용 부담이 작은 소셜카지노를 기반으로 꾸준한 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 1209억 원, 영업이익 126억 원, 영업이익률 10.4%를 기록했다.
미투온은 캐주얼 게임과 마인드스포츠 등으로 게임 포트폴리오를 넓혀 왔으며, 자회사를 통해 웹툰·웹소설, 연예 기획사,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장품 사업에도 진출했다.
카카오게임즈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해외사업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투온의 올해 상반기 수출 비중은 77.1%에 달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대만과 일본 등에 출시하며 해외시장 공략을 확대했지만, 여전히 매출의 80% 이상이 국내에서 발생한다.
게임 장르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가 집중해 온 대형 RPG는 흥행에 성공하면 큰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개발기간이 길고 개발비와 운영·마케팅 비용 부담이 크다. 반면, 미투온이 주력하는 소셜카지노와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개발·운영 부담이 작고 장기간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는데 유리하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초까지 ‘오딘Q: 발키리스콜’을 비롯해 여러 편의 대형 RPG를 출시한다. 앞으로도 대형 RPG가 카카오게임즈의 실적을 이끄는 주력군이다. 다만, 미투온 같은 안정적인 매출원이 보완재 역할을 하면서 기업의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는 “이번 인수는 새 경영체제에서 사업성과 수익성이 검증된 기업을 대상으로 M&A 전략을 실행한 첫 행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의 M&A 행보는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여러 캐주얼 게임사를 인수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카카오게임즈 역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갖췄거나 기존 게임 포트폴리오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할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태환 공동대표는 “현재 10건 이상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수백억 원대 M&A를 시작으로 점차 규모를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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