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 앞둔 제약사, R&D 유지할 현금창출력은

주요 제약사 7곳 상반기 연구개발비 6351억 원, 전년 대비 14.1% 증가…약가 우대 유지할 현금창출력은 기업별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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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약가 인하 앞둔 제약사, R&D 유지할 현금창출력은

[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취재] 약가 인하 앞둔 제약사, R&D 유지할 현금창출력은

[그래픽=데이터뉴스가 추출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생성]


약가 인하를 앞두고 제약사들의 연구개발(R&D) 투자 지속 여력이 주목받고 있다. 수익성이 낮아져도 약가 우대를 유지하려면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가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현금창출력은 기업마다 차이를 보인다.

7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유한양행·GC녹십자·종근당·대웅제약·한미약품·HK이노엔·보령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6년 상반기 7개사의 연구개발비는 총 6351억 원으로 전년 동기(5566억 원) 대비 14.1% 증가했다.

최근 정부는 제네릭과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의 기본 약가산정률을 기존 오리지널 대비 53.55%에서 45%로 낮추는 약가제도 개편을 확정했다. 기등재 의약품의 1차 약가 조정은 2027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이번 개편은 제약사에 비용 절감과 투자 유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긴다. 약가 인하로 이익과 현금창출력이 줄면 연구개발에 사용할 재원도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의 약가 우대는 연구개발 노력과 연계돼 있어 투자비를 쉽게 줄이기도 어렵다. 투자 축소로 우대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추가로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증에 필요한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도 강화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직전 3개년 평균 매출 1000억 원 이상 기업에 적용되는 혁신형 인증의 연구개발비 비율 기준은 2029년 7월부터 5%에서 7%로 높아진다. 

올해 상반기 주요 제약사들은 연구개발 투자를 대체로 늘렸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영업현금흐름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GC녹십자는 연구개발비를 전년 동기 대비 3.8% 늘린 859억 원 집행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9.4%에서 10.0%로 상승했다. 연구개발비가 늘어난 데다 매출이 3.1% 감소한 영향이 함께 반영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4.0%에서 1.6%로 낮아졌고,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8억 원 순유출을 기록했다. 다만 전년 동기 896억 원 순유출과 비교하면 유출 규모는 크게 줄었다. 

한미약품은 연구개발 투자와 현금창출력이 함께 확대됐다.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062억 원에서 1255억 원으로 18.2% 증가했고, 매출 대비 비중은 14.1%에서 14.6%로 높아졌다. 영업이익률도 15.9%에서 21.5%로 상승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165억 원에서 2164억 원으로 85.7% 늘었다.

HK이노엔은 이익과 현금흐름의 방향이 엇갈렸다. 연구개발비는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437억 원으로, 매출 대비 비중이 7.6%에서 8.3%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8.8%에서 12.0%로 높아졌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731억 원에서 585억 원으로 20.0% 감소했다.

종근당의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831억 원에서 1135억 원으로 36.6% 늘었고, 매출 대비 비중은 9.9%에서 12.3%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률은 4.3%에서 3.5%로 낮아진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03억 원 순유출에서 256억 원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은 연구개발비와 영업현금흐름이 모두 증가했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비는 1222억 원으로 13.8% 늘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17억 원에서 811억 원으로 증가했다. 대웅제약(별도 기준)은 연구개발비가 8.5% 늘어난 1157억 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11.8% 증가한 803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령은 연구개발비가 319억 원에서 286억 원으로 10.4% 감소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366억 원에서 536억 원으로 늘었다. 

이번 상반기 실적은 기등재 의약품의 약가 조정을 앞둔 기업별 투자·현금흐름 상황을 보여준다. 다만 영업현금흐름은 매출채권과 재고 변동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투자 지속 여력은 보유 현금과 차입 부담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익성과 재무 여력이 우수한 대형사는 해외 허가와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후기 임상에 자원을 집중하며 핵심 투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익성이 낮고 국내 급여 매출 의존도가 높은 중견·중소사는 초기 연구와 신규 개발과제를 연기하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약가 인하 이후에도 핵심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과 재무 여력이 제약사의 중장기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성수아 기자 sa358@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