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콥정보통신 ‘IPScan’의 27년은 ‘네트워크에서 대상을 발견하고 식별하고 통제한다’는 하나의 문제를 놓고 기술을 발전시켜 온 시간이다. / 이미지=스콥정보통신
아침 9시 한 기업 전산실. 신입사원의 노트북이 사내망에 연결되고, 회의실 프린터가 켜진다. B 과장은 책상 아래 개인 공유기를 꽂고, 또 다른 단말이 무선망을 통해 네트워크에 들어온다. IT 관리자는 관리 화면에서 새로 연결된 단말을 확인한다. 누가 사용하는 장비인지 식별하고, 허가되지 않은 단말은 정책에 따라 접근을 제한한다. 클릭 몇 번으로 가능한, 익숙한 업무다.
하지만 기업에 PC와 네트워크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한 1990년대 말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관리해야 할 IP가 늘어날수록 어떤 주소를 누가 사용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IP 충돌이나 비인가 장비 접속이 발생하면 원인을 하나씩 찾아야 했다.
1999년 설립된 스콥정보통신이 주목한 것이 이 문제였다. 처음의 질문은 단순했다. “지금 어떤 IP가 사용되고 있는가.”
그러나 네트워크가 커지고 연결되는 장비가 늘어나면서 질문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어떤 IP인가’에서 ‘누가 쓰는가’로
기업 네트워크에서 IP 주소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PC, 서버, 프린터, 네트워크 장비가 늘어나면 어떤 IP가 사용 중인지,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 중복이나 충돌은 없는지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초기 IP 관리 기술의 역할은 여기에 있었다. 네트워크 안의 IP 사용 현황을 파악하고, 수작업으로 해온 정보 수집을 자동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IP 주소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누가 이 IP를 사용하고 있는가.”
주소만으로는 실제 네트워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 IP, 단말, 사용자를 연결해 파악할 수 있어야 관리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IP 관리 기술이 단순한 주소 관리에서 네트워크 가시성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이유다.

▲스콥정보통신 ‘IPScan NAC’의 개념도 / 자료=스콥정보통신
IP 관리 기술과 보안 기술의 만남
사용자와 단말을 식별할 수 있게 되자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그 단말이 네트워크에 들어와도 되는가.”
이 지점에서 IP 관리 기술은 보안 기술과 만난다. 직원이 사용하는 정상적인 PC인지, 관리자가 알지 못하는 장비인지, 조직의 보안정책을 충족하는 단말인지에 따라 네트워크 접근 여부를 다르게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술의 흐름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발견에서 식별로, 식별에서 통제로.’
IP 주소 관리에서 출발한 스콥정보통신의 ‘IPScan’이 네트워크접근제어(NAC)로 기술을 확장해 온 흐름도 이 질문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된 것은 PC만이 아니다
과거 사내 네트워크의 중심이 데스크톱 PC였다면 현재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노트북과 스마트폰은 물론 프린터, IP전화기, CCTV, 사물인터넷(IoT) 장비와 각종 네트워크 장비까지 다양한 특성의 단말이 하나의 네트워크에서 공존한다.
문제는 이 모든 장비를 같은 방식으로 관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직원이 사용하는 PC에는 에이전트를 설치해 사용자 인증이나 보안정책을 더 세밀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프린터, CCTV, IP전화기, IoT 기기처럼 에이전트 설치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장비도 많다.
현재 ‘IPScan’ 제품군은 사용자 단말에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방식과 에이전트 설치가 어려운 장비를 네트워크에서 직접 탐지·식별하는 ‘Agentless’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관리자가 네트워크에 무엇이 존재하는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정확한 보안정책을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스콥정보통신 ‘IPScan NAC’의 실시간 통합 모니터링 대시보드(왼쪽)와 사용자 인증 및 무결성 검증 화면 / 자료=스콥정보통신
관리자가 보지 못하는 곳에 사각지대가 생긴다
네트워크 보안의 어려움은 예상하지 못한 연결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개인 공유기를 사내망에 연결하고 그 뒤에 여러 장비를 붙인다면, 관리자가 전체 연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경우 새로운 관리 사각지대가 생긴다.
이처럼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된 PC만 확인해서는 공유기 뒤에 숨어 있는 단말까지 전체 연결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 ‘IPScan NAC’는 에이전트를 활용해 공유기를 통해 접속하는 기기까지 탐지·제어하고, HTTPS 페이지에 접속하는 경우에도 정책에 따라 차단 페이지로 리다이렉션 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서로 다른 기능처럼 보이지만 방향은 같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고, 그것이 무엇인지 식별한 뒤 필요한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다.
네트워크 보안에서 ‘가시성’이 계속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보인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NAC의 역할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비를 찾아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발견된 장비가 조직의 보안정책을 충족하는지 확인하고,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
‘IPScan NAC’는 사용자 인증과 단말 정보를 바탕으로 접근정책을 적용하고, 사용자 단말의 필수 소프트웨어 설치나 보안정책 준수 여부를 점검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SSO, AD, LDAP, RADIUS 등 기존 인증시스템과도 연동한다.
결국 네트워크 가시성과 접근통제는 하나의 흐름이다. ‘무엇이 있는가’를 파악하고, ‘누구의 장비인가’를 식별한 뒤 ‘접근시켜도 되는가’를 판단한다.
‘IPScan’의 기술 변화 역시 이 세 단계 확장 과정으로 볼 수 있다.
IP 관리·제어 기술,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을 만나다
스콥정보통신의 IP 관리·제어 기술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향했다. 2006년 무역의 날 수출의탑을 수상했고, 2009년 중국 상하이에 지사를 설립했다. 2012년 해외 누적 수출 1000만 달러를 달성하고 일본 도쿄에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스콥정보통신의 ‘IPScan’ 제품군은 30여 개국, 5000여 고객사에 공급됐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은 스콥정보통신에게 다양한 네트워크 환경 경험으로 돌아왔다. 국내외 고객마다 조직 규모와 네트워크 구성, 사용하는 단말, 인증체계와 운영정책이 다르다. 같은 기능이라도 실제 현장에서 적용하는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다.

▲스콥정보통신 ‘IPScan’ 제품군은 30여 개국, 5000여 고객사에 공급됐다. / 이미지=스콥정보통신
다양한 환경에서 제품을 적용하는 것은 결국 무엇을 발견해야 하고, 어떤 기준으로 식별해야 하며, 어디까지 통제해야 하는지를 반복해서 검증하는 과정이다.
기술 이름은 바뀌었지만, 질문은 같다
지난 20여 년간 기업 IT 환경은 크게 변했다. PC 중심의 업무환경은 모바일과 클라우드로 확대됐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장비의 종류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아졌다. 보안 기술과 이를 설명하는 용어 역시 계속 달라졌다.
최근 보안업계에서는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가 주요 보안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네트워크 내부라는 이유로 사용자나 장비를 신뢰하지 않고 누가 어떤 단말로 접근하는지 확인하고 정책에 따라 필요한 접근만 허용하는 것이 기본 방향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변화의 출발점도 오래된 질문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네트워크에는 무엇이 있는가.”
대상을 모르면 검증할 수도 정확한 정책을 적용할 수도 없다. 1999년 IP 관리 기술이 해결하려 했던 기본적인 문제가 2026년의 네트워크 보안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이유다.
몇 번의 클릭에 담긴 27년의 시간
‘아침 9시 전산실’로 돌아가 보자. 신입사원의 노트북이 네트워크에 연결되고, 프린터가 켜지고, 개인 공유기가 사내망에 들어온다. 관리자는 화면에서 새로운 단말을 확인하고, 사용자를 식별하고, 필요한 경우 접근을 제한한다.
지금은 몇 번의 클릭이면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그 뒤에는 IP 주소를 자동 수집하고, 새로운 단말을 발견하고, 사용자와 장비의 관계를 확인하고, 허가된 단말과 그렇지 않은 단말을 구분하고, 정책에 따라 접근을 통제하는 기술이 차례로 축적돼 있다.
스콥정보통신은 이러한 변화의 시간을 보여주기 위해 최근 ‘IPScan’ 브랜드의 역사를 영상으로 제작했다. 현재의 IT 담당자가 과거의 네트워크 관리 환경으로 돌아가는 구성을 통해 당연하게 여겨지는 기능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준다.
스콥정보통신 관계자는 “‘IPScan’의 27년은 같은 제품을 그대로 유지해 온 시간이 아니다”라며 “그것은 ‘네트워크에서 대상을 발견하고 식별하고 통제한다’는 하나의 문제를 놓고 기술을 계속 발전시켜 온 시간”이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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