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SK그룹 사장단 중 자사 출신 비율이 65%로 삼성, 현대차 등에 비해 최대 15%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SK 출신 임원들은 사장진급에 있어 타 그룹에 비해 상대적인 '홀대'를 받고 있는 셈이다. M&A로 성장해온 기업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12일 데이터뉴스 인맥분석시스템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분기보고서를 통해 임원 명단을 공개하는 SK그룹 32개 계열사에 재직 중인 사장급 이상 임원은 28명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회장, 최재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제외했다.
과거 이력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2명을 제외한 26명 중 SK 출신 사장단은 17명(65.4%)이었다. 이는 삼성그룹(77.5%)에 비해 12.4%포인트, 현대차그룹(81%)보다는 15.6%포인트 높은 수치다.
SK 사장단 중 경력직으로 입사한 임원은 9명(34.8%)이었다. 이중 임형규 SK텔레콤 부회장, 조대식 SK 사장, 박상순 SK컴즈 사장은 삼성 출신이다. 각각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그룹 출신이다.
임 부회장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에 입사해 시스템LSI사업부장과 최고기술책임자(CTO), 신사업팀장 등 핵심 요직을 맡았다. 2010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을 맡았을 당시 최태원 회장이 삼고초려 끝에 2014년 SK로 영입했다. 임 부회장은 현재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기술 및 성장총괄을 맡고 있다.
조 사장은 2007년 삼성물산에서 SK 재무담당 상무로 입사해 2013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와 삼성그룹을 출신으로 2001년 옥션에서 영업총괄 상무를 맡으며 오픈마켓 중심의 사업구조 개편을 주도했다. 이후 네이버, 제이큐브인터렉티브를 거쳐 올 초 SK컴즈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외에 김신 SK증권 사장, 최광철 SK건설 사장,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 박만훈 SK케미칼 사장 등도 외부 경력으로 SK 임원으로 입사한 인사다.
SK그룹 관계자는 “SK가 과거 인수합병(M&A)을 많이 해오다보니 기존 임직원들이 외부 인사를 바라볼 때 차별 인식이 강하지 않다”며 “SK는 연고나 출신 학교, 순혈주의 등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을 중시한 외부 유능한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사 출신 사장단 비중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 등 외부 출신 사장단 중에는 최태원 회장과 학연으로 얽힌 인사가 그룹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김 사장은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을 패스한 법조 인사다.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거쳐 2004년 SK 윤리경영실 부사장으로 입사했다. 2008년 사장으로 승진해 SK에너지 코퍼레이트센터를 맡았고, 2013년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김 사장은 최 회장과 신일고, 고려대 동문으로 신임을 톡톡히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03년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 분식회계로 구속된 이후 법조계 출신 영입에 힘써오고 있다.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은 1998년 LG건설에서 SK 종합기획실장 보좌역 상무로 옮긴 뒤 SK 중국투자유한공사, SK루브리컨츠, SK E&S 등 계열사를 돌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 사장은 최 회장의 고려대 후배로 신임을 받고 있는 최측근 인사로 알려졌다.
하이닉스는 SK의 캐시카우로 떠오르는 계열사이고, 글로벌성장위원회는 그룹의 글로벌 사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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