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 연말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CEO) 자리 40% 이상을 교체했다.
SK CEO 평균 나이는 50세 중반으로 삼성, 현대차, LG, 롯데, 포스코 등 재계 상위 그룹들과 비교하면 최대 5.1년이나 젊은 축에 속하지만, 최 회장은 더욱 거센 세대교체 드라이브로 1년을 더 떨어뜨렸다.
22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분기보고서를 통해 임원 명단을 공개하는 SK그룹 32개 계열사에 재직 중인 사장 이상급 대표이사 자리는 25석에서 24석으로 1자리 줄었고, 이중 10석(41.7%)에 새로운 CEO가 자리했다.
평균 나이는 56.6세에서 55.6세로 1년 젊어졌다. 특히 (주)SK,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SK네트웍스 등 그룹 주력 계열사 CEO 평균 나이 감소폭은 1.9년으로 더욱 컸다. 또 이들 기업의 CEO 자리는 6석 중 4석이 바뀌었다.
SK 홀딩스 조대식 사장이 신임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옮겨가면서 지주사에 CEO 자리가 1자리 줄었다. 기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에서 이번 인사로 SK 홀딩스와 SK C&C는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맡았다.
SK텔레콤은 박정호 SK C&C 사장이 대표로 선임됐다. SK텔레콤 역시 박 사장 체제하에 전 사업 조직을 직속 편제하면서, 이형희 사업총괄과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 등 삼각 트로이카로 운영됐던 조직에 변화가 생겼다.
최 회장의 심복인 이 사업총괄은 SK브로드밴드 대표로 선임되며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서게 됐다. 이번 인사로 물러나는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과는 54세 동갑내기다. SK텔레콤 재임 당시에도 대표이사는 아니었지만 미래 먹거리로 삼은 생활가치, 사물인터넷(IoT), 미디어 등 3대 차세대 플랫폼 사업을 지휘하며 실세로 통했던 인사다. 관련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 인사권도 일부 지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 SK에너지 사장은 SK이노베이션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현 정철길 부회장은 임기가 2018년 3월까지지만 이번 인사에서 물러나게 됐다. 김 사장은 정 부회장보다 7살 젊다.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도 임기가 1년 가량 남았지만, 승진한 박상규 사장에게 자리를 내줬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사장과 백석현 SK해운 사장 역시 임기 만료는 2018년 3월까지지만,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과 황의균 사장 승진자에게 밀렸다. 황 사장은 유일하게 전임 CEO보다 나이가 많은 신임 대표다.
최남규 SK인천석유화학 생산관리실장 겸 대외협력 총괄은 임기가 만료된 이재환 사장의 자리를 차지했다. 지동섭 수펙스추구협의회 통합사무국장도 임기가 끝난 이기화 SK루브리컨츠 사장의 자리에 올랐다.
서성원 SK플래닛 사업총괄은 2011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서진원 사장을 밀어내고 대표로 선임됐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CEO 중 김철 SK케미칼 사장, 김신 SK증권 사장, 임민규 SK머티리얼즈 사장, 함스테판윤성 SK D&D 사장은 유임됐다.
SK 사장 이상급 대표이사 중 60대로는 서윤석 보령엘엔지터미널 사장(64세), 최광철 SK건설 사장, 임민규 SK머티리얼즈 사장(각 61세) 등이 있다. 60대 이상 CEO 수는 인사 후에도 3명으로 변함이 없다.
SK 관계자는 “젊은 세대교체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실무형 CEO를 전진배지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10월 전 계열사 CEO들과 함께 가진 세미나 자리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가 아니라 서든 데스가 될 수 있다”며 사업모델 혁신과 조직 변혁을 주문하며 대규모 인적 쇄신을 예고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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