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현대중공업 오너 3세인 정기선 전무가 영업 최일선에서 외국 선주들을 직접 만나는 등 수주에 적극 나서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경영수업에 한창인 정 전무 곁에는 현대중공업 기획실 담당 인사와 조선해양부문 고위 임원들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정 전무는 현재 현대중공업 기획실 부실장과 조선 및 해양 영업을 통합하는 영업본부 총괄부문장을 겸직하고 있다. 기획실은 삼성 미래전략실, 롯데 정책본부와 같이 그룹 컨트롤타워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1982년생인 정 전무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대일외고와 연세대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수료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와 포괄적,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는 MOU를 체결하는 등 스스로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현지에 합작 조선소를 건설하고 사우디에서 발주하는 선박의 수주권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정 전무가 부실장으로 재직 중인 그룹 기획실 실장은 권오갑 부회장이 맡고 있다. 권 부회장이 가장 측근에서 정 전무의 선생님 역할을 하는 셈이다.
권 부회장은 정 이사장의 최측근 인사다. 1978년 현대중공업 입사 후 22년 뒤 상무에 올랐고, 2005년과 2006년 전무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부터는 구조조정과 사업부 분사 등 현대중공업 체질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정 이사장의 신임을 받는 권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승진했는데, 앞으로 정기선 체제를 안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실 실무는 송명준 전무와 박종환 상무가 맡아 정 전무를 보좌하고 있다. 두 사람은 정 전무의 연세대 선배로 모두 지난해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한 단계씩 승진했다.
송 전무와 박 상무는 1969년과 1970년 생으로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평균 나이(60.3세)보다 13~14세 젊다. 이들이 60세가 되는 해 정 전무는 50대를 바라보게 된다.
조선사업은 김정환 사장, 해양은 가삼현 사장이 정 전무의 관할 영역에서 대표를 맡아 보좌하고 있다.
조선해양 담당 임원 중 이윤식·신현대·장기돈 부사장(조선), 가삼현 사장과 박준성 전무(해양)는 지난 인사에서 승진하며 정 전무 체제가 강화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10월 일감 부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조직을 신속히 정비하기 위해 일찌감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규임원의 50%가 40대로 선임되는 등 정 전무의 후계구도를 의식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한편 그룹 오너들의 ‘측근인사’는 통상 2세, 3세들이 경영권 승계를 온전히 받기 전 이뤄지는 ‘경영수업’ 과정에서 형성된다. 그룹 회장은 승계 받을 후계자에게 믿을 만한 ‘선생님’을 붙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이 추후 측근 인사로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미래전략실, 구광모 LG 상무는 시너지팀과 후계 수업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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