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CJ그룹 오너일가 5명이 평균 4개 이상 계열사에서 겸직을 맡고 있다. 특히 수년 간 지속돼 온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 부재 상황에도,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6개, 7개씩 계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의 경영복귀가 임박한 가운데, 두 사람의 등기임원 등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3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재현 회장, 이미경 부회장, 손경식 회장 등 CJ 오너일가 5명이 CJ,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 E&M, CJ오쇼핑 등 7개 계열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이재현 회장은 7개 계열사, 이미경 부회장은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 등으로 겸직하고 있다.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CJ 그룹 계열사 내에 임원으로 올라 있는 CJ 그룹 오너일가는 총 5명으로 이재현 회장과 이 회장의 부인인 김희재 부사장과 외삼촌 손경식 회장, 어머니 손복남 고문 등 5명이다. 손경식 회장만이 등기임원에 올라있다.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은 이사회 참여 가능 여부에 따라 구분되는데, 등기임원은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에 있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 또 2014년부터 등기임원의 경우 연봉 5억 원부터 보수를 공개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그룹 오너일가 등이 미등기임원으로 변경되는 사례도 적지않게 있다. 이에 그룹 오너일가의 등기임원 선임은 책임경영의 한 부분으로 사례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 가운데 CJ그룹 오너일가 중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수 년 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등기임원으로 선임돼 있는 상태다.
가장 많은 겸직을 맡고 있는 사람은 이재현 회장이다. 2013년 CJ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시작 이후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이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그룹 지주사인 CJ를 포함해 제일제당, 대한통운, 이앤엠(E&M), CGV, CJ 오쇼핑, 헬로비전 총 7개의 계열사 직위는 회장이며,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 회장은 2013년 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돼 2년 6개월 실형을 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8월 기업 총수로서는 유일하게 8·15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출소됐다. 이후 지병으로 앓고 있던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CMT)’의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 또 2016년 3월부터는 선임돼 있던 CJ그룹의 모든 계열사 등기임원에서 물러나, 미등기 임원으로 선임됐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은 이재현 회장이 겸직하고 있는 7개 기업에서 CJ 헬로비전을 제외한 총 6개 계열사의 임원으로 올라있다. 이 부회장은 6개 계열사의 직위 모두 부회장으로 있지만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이 부회장은 활발하게 경영에 참여하던 중 2014년 돌연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갑작스런 미국행의 배경으로 청와대의 사퇴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다시 경영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이재현·이미경 남매 다음으로 겸직 수가 많은 CJ그룹 오너는 이재현 회장의 배우자인 김희재 부사장이다. 김 부사장은 CJ, 대한통운, 제일제당, CGV, CJ오쇼핑 등 5개 계열사에 부사장으로 돼 있으며 역시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손복남 고문은 CJ와 CJ제일제당의 경영담당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손 고문은 이재현 회장의 모친으로, 농림부 양정국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손영기 씨의 딸이기도 하다. 손 고문 역시 미등기 임원으로 등록돼 있다.
마지막으로 손경식 회장이 CJ와 CJ제일제당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손 회장은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으로, 2013년 이재현 회장이 탈세 혐의로 구속 기소됐을 당시부터 이 회장을 대신해 경영을 맡아왔다. 또 손 회장은 5명의 임원 오너일가 중 유일하게 등기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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