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범삼성 오너 일가 절반 이상이 재벌가, 정계 등이 아닌 일반가문과 혼맥을 맺었고, 이들 대다수는 대기업 임원 등 기업 종사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가 범삼성 오너 일가 31명의 혼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6명(51.6%)이 일반인 집안과 결혼했다. 재계 10대 가문 평균인 50.3%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일반인 집안과 결혼한 일가 중 10명(62.5%)은 기업 종사자와 결혼했다.
이번 조사는 재계, 정계, 관계 인사를 제외한 기업임원 등 기업 종사자나 학계, 대지주를 포함한 재력가 등은 모두 일반으로 구분했다. 재계 10대 가문은 창업주를 기준으로 했으며 후대로 이어지며 파생된 그룹을 모두 포함했다.
범삼성 소속 그룹별로는 일반인 집안과 혼인한 오너 일가가 한솔이 5명으로 가장 많았고, CJ 4명, 신세계 3명 순이었다.
한솔그룹 이인희 고문은 경북대 의대를 졸업 후 의사생활을 한 조운해 씨와 결혼했다. 조 씨는 경북지역 대지주 집안의 조범석 씨의 아들이다.
이 고문의 셋째 아들인 조동길 회장은 안영모 전 동화은행장 자녀 영주 씨와 맺어졌다. 이 고문의 딸들로 현재 한솔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조옥형, 조자형 씨도 각각 증권가 펀드매니저를 지낸 권대규 씨와 대만계 미국인 사업가 빈센트추와 결혼했다.
조동혁 명예회장의 장녀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사장은 보스턴컨설팅(BCG)에서 근무하던 당시 회사 동료와 인연을 맺었다.
CJ그룹은 이미경 부회장이 삼성의 평사원이었던 김석기 씨와 결혼했고, 이재현 회장은 ‘김치박사’로 알려진 김만조 전 연세대 교수의 딸 희재 씨와 혼인했다. 이 회장은 대학 1학년 때 친구들 송년모임에서 2학년에 재학 중이던 배우자를 만났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과장은 1988년 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부른 그룹 코리아나의 멤버 이용규 씨의 외동딸이자 방송인 클라라와 사촌지간인 래나 씨와 결혼했다. 하지만 이 씨는 지난해 11월 결혼 반년 만에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자택에서 사망했다.
이 과장의 5살 누나 이경후 CJ 부장은 2008년 평범한 집안 아들이자 뉴욕 시티은행에서 근무하던 은행원 정종환 씨와 만나 결혼했다.
신세계는 정용진 부회장이 결혼을 두 번 했는데 연예인 고현정과 이혼한 뒤 한상범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딸로 플루리스트인 한지희 씨를 만났다.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 사장 역시 문청 전 KBS보도본부장의 아들 문성욱 씨와 혼인했다.
이 외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1999년 사내 봉사활동을 통해 당시 평사원이던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을 만나 이건희 회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에 골인했으나, 현재는 이혼 소송 중에 있다.
한편 범삼성 그룹 오너 일가 중 일반인 집안과 결혼한 비중은 신세계가 4명 중 3명 75%로 가장 높았다. 이어 CJ(66.7%), 한솔(55.6%), 삼성(25%), 새한(20%)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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