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최태원 SK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새 성장동력으로 삼은 ‘5대 신수종 사업’의 중간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작년 말 기준으로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다소 실망스럽다는 평가다.
매출은 SK플래닛이 가장 큰 비율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의 감소액이 가장 컸다.
최 회장은 2015년 경영에 복귀한 이후 IT서비스, ICT융합,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모듈, LNG 등 5대 신수종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200조, 세전 이익 10조 달성 목표를 내걸었다.
IT관련 사업은 SK텔레콤(사장 박정호)과 SK플래닛(사장 서성원), SK(주) C&C(대표 안정옥) 등이 담당한다. 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부회장 박성욱)와 SK머티리얼즈(사장 임민규), 바이오는 SK바이오랜드(정찬복 대표), SK바이오팜(조정우 대표), SK바이오텍(대표 박준구), LNG는 SK E&S(사장 유정준) 등이 맡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그룹 9개 계열사의 지난해 개별 기준 매출은 33조64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조7400억 원으로 33.8%나 줄었다.
매출은 SK E&S와 SK플래닛이 27%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고,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상반기 업황 부진으로 두 자릿수 비율로 줄었다.
반면 바이오 관련 계열사는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의약품생산업체(CMO)인 SK바이오텍은 매출이 52.5% 증가했고, 신약 개발을 담당하는 SK바이오팜은 6배 가까이 늘었다.
바이오산업은 최 회장이 독자 신약개발을 통해 그룹 성장의 축으로 키우려는 뚝심을 지닌 분야다. 아직까지 수익성은 미미하거나 적자를 내는 상태지만, 매출이 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영업이익은 SK하이닉스가 2조 원 이상 줄며 전체 수익성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SK플래닛은 적자규모가 3000억 원 이상 커졌다. SK E&S 역시 가동률이 지난 10년 내 최저치로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90% 이상 줄었다.
다만 올해 SK 5대 신수종 사업 관련 계열사들의 전체 실적은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 강세 등으로 SK하이닉스는 1분기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SK플래닛 등 주요 자회사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장 1분기 실적부터 증권가 전망치를 웃돌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최근 CEO 직속으로 인공지능(AI) 사업단을 출범하고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변화하는 미래 시장환경에 대응하고 있다. SK E&S는 전력시장가격(SMP) 반등과 용량요금(CP) 인상, 장흥문산 증설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SK 관계자는 “5대 신수종 사업은 그룹 전체의 경영목표로 특정 계열사가 맡아서 진행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라며 “신수종 사업과 관련한 계열사 실적 기여도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올해 공격적 투자, 신시장 개척, 글로벌 사업 확대 등의 3대 키워드로 경기침체, 고용 절벽, 정기 저성장 등의 어려움을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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