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오리온이 김흥재 전 대표의 14년 장기집권을 끝내고 이규홍 신임대표를 전격 선임했다.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의 직격탄을 맞으며 중국 매출이 급락, 돌파구 마련이 절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경영능력이 그만큼 주시되는 이유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의 올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907억 원과 35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각각 25.7%, 69.9% 감소했다. 높은 중국 의존도의 취약점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중국법인은 20여 년 간 현지화와 실적 향상 등 꾸준히 좋은 성과를 이끌어 왔다는 점에서, 이 대표로의 전격적인 수장교체는 중국시장에서 오리온의 큰 변화를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추락한 중국 실적 회복은 물론, 추가적으로 중국법인을 성장시켜야 하는 미션을 받았다.
중국법인은 2003년부터 14년 간 김흥재 전 대표의 단독 체제로 이어져 왔다. 오리온은 1993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현지화 전략으로 꾸준히 실적을 올렸다. 지난 3년 간 매출은 2014년 1조 1614억 원, 2015년 1조 3329억 원, 2016년 1조 3460억 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액의 56%를 차지하는 등 김 전 대표와 중국법인의 기여도가 크다.
오리온은 지난해부터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의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중국, 베트남, 러시아의 매출은 1조 6117억 원으로, 2조 3863억 원을 기록한 오리온 전체 매출액의 67.50%라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성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이후 글로벌 경쟁력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한 것이다. 이규홍 신임 대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통합관리시스템의 생산관리 책임을 총괄해 왔고, 그 과정에서 제품 연구·개발 전문가인 이 대표가 해외법인 경영인의 적임자로서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오리온은 지난해 11월 제주용암수를 인수해 음료부문으로 신규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신사업은 특히 중국 등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어 제품 연구·개발자인 이 신임 대표가 중국법인의 신규 사업 확장과 품질 개선 등을 통한 중국법인 성장 임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해외법인, 특히 중국 법인에서의 매출이 56%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오리온 매출액 2조 3863억 원 중 한국법인의 매출은 6794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28.57% 정도만 차지하는 반면 중국법인에서의 매출액은 1조 3460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56.40%를 기여했다.
하지만 이규홍 대표의 경영 능력은 아직 입증된 바가 없어 이 대표가 오리온의 핵심 법인인 중국법인의 매출 실적도 성장시킬 수 있을지 아직까지는 의문이다.
김흥재 전 대표는 오랜 시간 중국에서 오리온이 자리를 잡는데 기여했다. 중국 내 실적도 1조원을 넘어 오리온 전체 매출액의 절대적 영향을 가할 만큼 중국법인을 성장시키는 경영 능력을 보였다.
그만큼 이 신임 대표는 위기관리 능력, 신규 사업 토대 마련 및 확장 등 기존의 실적 회복 그 이상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앞으로의 성적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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