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박시연 기자] 금융권의 '고려대 파워'가 거세다. 최근 6개월 사이 은행장을 비롯 금융권CEO로 고려대 출신 인사가 다수 선임되면서, 서울대 출신과 동수를 이뤘다. 최근 금융위원장으로 낙점된 최종구 금융위원장 역시 고려대 출신이다.
1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권 기업 42곳(카드사 8곳, 증권사 9곳, 은행 4곳, 손보사 8곳, 생보사 9곳, 금융지주 4곳)의 사장급 이상 고위 임원과 금융 당국(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한국은행 총재)을 대상으로 출신 대학을 조사한 결과, 총 59명 가운데 고려대와 서울대 출신이 각각 11명으로 나타났다.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 이전인 지난 2016년 3분기와 비교하면 2위였던 고려대가 졸업자 수 증가로 한단계 올라서 서울대와 함께 1위를 차지했다. 이러한 학맥 구조 변동은 상위권(1~4위)중심으로 두드러졌는데 같은 대학 출신자들의 결속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 전인 지난 2016년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금융권 고위임원 및 정부 고위당국자 59명 중 가장 많은 인원을 배출시킨 대학은 서울대였다. 전체 인원의 23.73%를 차지하는 14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그러나 지난해 9명이었던 고대출신 인사가 올해 1분기 기준 11명으로 늘면서 서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서울대는 6개월 사이 3명이 줄은 반면 고려대는 2명이 늘어났다.
대표적인 고려대 출신 인사로는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된 최종구 위원장이다. 강원 강릉 출신인 최 위원장은 강릉고를 졸업하고 고려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고대 출신이다.
신한금융은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수장이 고려대 출신들로 채워져 이목을 끌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으며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보험 업계에서는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고려대 경영학과),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고려대 법학과), 이성택 동부생명 사장(고려대 경영학과), 이철영 현대해상 회장(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고려대 경영학과), 김남구 한국투자증권 부회장(고려대 경영학과), 유영환 한국투자증권 부회장(고려대 무역학과)이 고려대를 졸업했다.
3,4위 학맥 순위도 뒤바뀌었다. 지난해 3분기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각각 8명, 7명의 고위임원을 배출시켜 3,4위를 차지했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기준 성균관대 졸업자는 9명으로 연세대(7명)보다 2명이 더 많아 3위를 차지했다. 연세대는 한계단 내려 앉은 4위에 머물렀다.
반면 5위 이하의 대학에서는 순위 변동이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외대 출신자가 4명으로 지난 3분기에 이어 5위를 차지했고 경북대와 전남대, 한남대가 각 2명씩을 배출하면서 나란히 6위를 차지했다. 지난 3분기에 2명의 고위 임원을 배출시키며 6위에 머물렀던 동국대는 1명으로 인원이 감소됐다.
한편 출신 이력을 알 수 있는 49명 가운데 수도권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영남 12명, 충청 10명, 호남 9명, 강원 4명 순으로 나타났다.
si-yeon@datanews.co.kr
[ⓒ데이터저널리즘의 중심 데이터뉴스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