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 필라이트로 맥주 자존심 되찾는다

2011년 대표 선임 1년 후 맥주부문 1위자리 뺏겨...필라이트 초반돌풍 반전 모색

  • 카카오공유 
  • 메타공유 
  • X공유 
  • 네이버밴드 공유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하이트진로가 맥주 신제품 '필라이트’의 초반 돌풍에 고무되고 있다. 필라이트는 하이트진로가 2010년 8월 이후 7년 만에 출시한 맥주 신제품으로, 2011년 대표직에 오른 김인규 대표에게도 맥주 사업부문 적자해소를 위한 기대주로 꼽힌다.

16일 데이터뉴스가 하이트진로와 업계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25일 출시된 필라이트는 7월 말 기준 총 120만 상자가 판매됐다. 초기 판매량이 6만 상자에서 40일 후 42만 상자, 2개월 후 누적판매량 기준 48만 상자(1267만 캔)를 기록했다. 생산량은 첫 달 약 10만 상자, 7월에는 약 80만 상자로 증가하는 등 초반 돌풍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반맥주에 비해 가격이 40% 싼 것이 필라이트 인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일반 업소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가정용으로 여름 성수기 판매량임을 감안해도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만한 흥행이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의 흥행이 성수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경우 그동안 실적이 부진했던 맥주 부문 수익성의 증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연간 2분기 맥주부문 실적은 지난 2014년 57억 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5년 95억 원 적자, 2016년에는 135억 원 적자를 기록해 영업손실폭이 계속 늘어났다. 2016년 2분기 소주 사업부문은 4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2분기 맥주사업 부문 매출액은 2012년 2365억 원, 2013년 2311억 원, 2014년 2055억 원, 2015년 2054억 원, 2016년 2006억 원을 기록해 15.1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2년 134억 원, 2013년 162억 원에서 2014년 -57억 원으로 적자 전환, 2015년 95억 원, 2016년 135억 원으로 적자폭이 커졌다.

또 김인규 대표 역시 필라이트로 맥주 사업 부진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7년 만의 맥주 신제품인 필라이트는 2011년 4월 대표직에 오른 김 대표 체제 이후 처음 선보인 맥주 신제품이다. 2012년 맥주 부문이 1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수익성 역시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김 대표는 사실상 맥주 부문의 수익성 개선 여부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했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김 대표는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해 약 30년 동안 하이트진로에 몸 담은 내부출신 경영인이다. 1962년 서울 출생인 김 대표는 배재고와 연세대 수학과 졸업 후 1989년 하이트맥주에 입사, 2009년 하이트맥주 영업본부 본부장, 2010년 하이트맥주 부사장을 거쳐 2011년 하이트맥주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2014년에는 오너인 박문덕 회장이 경영 일선을 떠나며 현재까지 김 대표 단독 경영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 선임 이후 하이트진로는 매출액이 2011년 1조 3737억 원, 2012년 2조 346억 원, 2013년 1조 8975억 원, 2014년 1조 8723억 원, 2015년 1조 9075억 원, 1조 8902억 원을 기록해 37.6%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1년 1367억 원, 2012년 1672억 원, 2013년 1611억 원, 2014년 937억 원, 2015년 1340억 원, 2016년 1240억 원으로 수익성은 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1.7% 증가한 소주 부문에서 수익성을 유지해 맥주부문 실적 부진은 하이트진로의 최대 고민이었다.

가정용으로만 판매되는, 또 국내 대세 맥주 라거가 아닌 발포주 필라이트로 수년 간 이어온 맥주부문의 실적이 단기간 개선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필라이트의 초반 선전은 맥주 원조기업인 하이트진로에게도,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김 대표에게도 반가운 제품이다.

ann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