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들의 비정규직 수 증가율이 지난해 정권 공백 당시보다 문재인 정부 들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정규직 증가율은 정권 공백기가 새 정부 출범 이후보다 더 높았다.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 중심 일자리 정책이 무색해진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올라온 산업부 산하 시장‧준시장형 공기업 16곳의 고용상황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기준 정규직 수는 6만3097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0.9% 증가했다. 이는 2015년~2016년 증가율인 4%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반면 비정규직(사내하도급 등 소속 외 인력 제외)은 올 상반기 2116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9.6% 크게 늘었다. 2015년 대비 2016년 증가율인 2.8%를 크게 상회한다. 이에 따라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해 3.1%에서 올 상반기 3.4%로 높아졌다.
새 정부 들어 비정규직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국가스기술공사(사장 이석순)다. 지난해 말 49명에서 올 상반기 137명으로 급증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최근 민간입찰에서 탈락한 업체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 사업진행을 위해 원 낙찰업체 직원을 연말까지 비정규직으로 채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의 비정규직 수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체로 40명 안팎이다.
이어 한국전력공사(사장 조환익)이 64명 늘어나며 2위였고, 한전KDN(사장 임수경),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관섭), 한국전력기술(사장 박구원) 등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며 뒤를 이었다.
16곳의 산업부 산하 공기업 중 올 들어 비정규직 수가 증가한 곳은 7곳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석유공사(사장 김정래)는 비정규직이 22명 줄며 감소폭이 가장 컸고,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김경원)와 한국가스공사(사장 안완기)도 10명 이상 줄었다.
올 상반기 기준 비정규직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한국전력(650명)이었다. 2위는 한전KPS(사장 정의헌, 656명)이고 이어 한전KDN(338명), 한국수력원자력(247명), 한국가스기술공사(137명) 순이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비율은 한전KDN이 25.4%로 압도적 수치로 1위였다. 한전KPS가 10.1%, 한국가스기술공사 9.3%, 한국광물자원공사(사장 김영민) 5.3% 등이 평균보다 높았다.
한국석유공사(-2.4%)를 비롯해 한국광물자원공사(-1.5%), 한국전력기술(-0.3%), 대한석탄공사(사장 백창현, -0.1%) 등은 올 들어 정규직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국가스기술공사는 4%로 정규직 증가율이 올 들어 가장 높았다.
한편 파견, 용역, 사내하도급 등 소속 외 인력은 올 상반기 2만5166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7% 증가했다. 정규직 대비 소속 외 인력 비중은 2015년 37.2%에서 지난해 38.8%, 올 상반기 39.9%로 높아지는 추세다. 이는 간접고용 증가로 공기업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대한석탄공사는 정규직 대비 소속 외 인력 비율이 80% 이상으로 가장 높다. 한국수력원자력(59.3%)과 한국남동발전(46.2%), 한국동서발전(40.3%) 등도 4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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