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올 들어 해외출장으로 비행한 거리가 26만1000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부산을 410번 왕복할 수 있으며, 지구를 7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올 들어 하루에 약 860km씩 이동한 셈이다.
10일 데이터뉴스가 지난 1월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해외출장 동선을 분석한 결과, 정 부회장은 올해 들어 거의 매달 두 차례 이상 해외출장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1월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스위스 제네바로 날아가 CES 2017과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2월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현지 시장점검을 했고, PGA 제네시스 오픈 참관을 위해 미국 LA행에 올랐다. 3월에는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를 참관한 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베트남 하노이에서 시장을 점검했다. 1~3월 정 부회장이 비행한 거리만 11만km가 넘는다.
4월과 5월에도 각각 미국과 중국, 터키와 이스라엘에서의 해외출장 일정을 소화했다. 6월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했다. 하반기 들어서도 인도 첸나이, 오만 무스카트, 덴마크 코펜하겐, 독일 등으로 떠나 시장 점검에 나섰다.
정 부회장이 올 들어 지금까지 해외출장 횟수는 총 17회에 달한다. 지난해에도 9번 해외출장길에 올랐지만 올해는 10월이 채 안 돼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정 부회장이 숨고르기에 나선 정몽구 회장을 대신해 경영 일선에서 두 배로 뛰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정 회장이 점검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올해는 정 부회장의 몫이 됐다.
정 회장은 지난해 8월과 9월 약 한 달여 기간 동안 미국과 유럽 출장길에 오르며 4만km를 비행하는 노익장을 보였다. 1938년생인 정 회장은 당시 78세로 해외 출장에 나선 공정위 지정 52개 대기업 그룹 총수 중 나이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정 회장은 올 들어서는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빈자리를 정 부회장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정 부회장의 광폭행보는 후계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는 효과도 있지만 현대기아차가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장 경영으로 글로벌 판매 강화와 미래자동차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지난 8월까지 해외 판매 대수가 240만9325대로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기아차 역시 175만9130대로 7.8% 줄었다. 여기에 현대‧기아차의 국내 판매 역시 79만9375대로 전년 대비 증가대수가 100대에 불과할 정도로 정체된 상황이다.
올 상반기 실적도 좋지 못하다. 현대차는 매출이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4% 감소했다. 기아차는 매출(-2.5%)과 영업이익(-44%)이 모두 줄었다.
한편 현대차는 전기차와 함께 수소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세계 5위 자동차 제조사의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 출장지인 덴마트도 수소차와 연관이 있는 곳이다. 현대차는 지난 2011년 코펜하겐시와 수소차 시범보급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3년 투싼ix 수소차 15대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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