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유성용 기자] 재계 주요 지주사 가운데 GS의 임원 규모 및 직무 구성이 상대적으로 빈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지주사들이 역할에 비해 손쉽게 돈을 버는 구조를 지적하고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산 10조 원 이상 31개 대기업 그룹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 SK(회장 최태원), GS, CJ(회장 이재현), LS(회장 구자열), 하림홀딩스(회장 김홍국) 등 주요 지주사 6곳의 올 상반기 상표권(브랜드)수익은 32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임대 및 용역 수익 1050억 원을 더하면 4270억 원으로 늘어난다.
상표권 수익이 가장 큰 곳은 LG(1360억 원)다. 이어 SK(923억 원), CJ(424억 원), GS(388억 원), LS(113억 원), 하림홀딩스(18억 원) 순이다.
지난 2012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5년여 간 이들 6개 그룹이 상표권 및 임대 등으로 거둔 수익은 4조5318억 원에 달한다.
지주사는 계열사들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지원 역할을 하는 순수지주사와 자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로 나뉜다. LG, GS, CJ, LS, 하림홀딩스는 순수지주사다. 반면 SK는 SK C&C 사업을 영위한 사업지주다. 한화와 두산, 효성 등도 사업지주며 상표권수익을 공시하지 않아 조사에서 제외했다.
지주사의 주요 매출은 계열사들로부터 받는 상표권수수료와 임대, 용역 등의 사업으로 이뤄진다. 재계 주요 지주사들은 통상 계열사 매출에서 마케팅비용을 제외한 금액의 0.2~0.3%를 상표권수수료로 받는다.
수수료를 받는 대신 지주사는 계열사들이 소속된 그룹 브랜드의 가치를 관리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작업을 하게 된다. 국내 지주사는 자회사 지분을 40%(상장사는 20%) 이상 보유하면 된다.
하지만 지주사들 별로 임원 규모 및 직무 구성은 천차만별이다. GS는 주요 지주사들 중 임원 수도 가장 적고, 직무 다양성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주)GS의 임원은(6월 말 기준) 허창수 회장과 정택근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으며, 미등기임원으로는 홍순기 사장이 재무팀장, 정찬수 부사장과 여은주 부사장이 각각 경영지원팀장과 업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다. 사외이사를 제외한 상근 임원은 이들 5명뿐이다.
반면 (주)LG는 상근 임원만 20명이고, 기술전략과 경영전략, 신사업전략팀 등을 갖추고 계열사 기업가치 제고를 꾀하고 있다. 그룹의 신성장사업은 구본무 LG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지주사 소속으로 직접 챙기고 있다. 오너 4세인 구광모 상무 역시 경영전략팀의 핵심 멤버로서 경영수업 중이다.
(주)CJ 역시 지주사 내에 전략, 인사, 마케팅 담당 팀을 두루 갖추고 그룹을 컨트롤한다. 상근 임원만 21명으로 GS의 4배가 넘는다. (주)LS도 기술(CTO), 인사(CHO), 재무(CFO) 등 경영 핵심부문에 8명의 상근 임원이 재직 중이다. LS그룹은 자산총액이 20조6800억 원으로 GS그룹(62조 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지주사 임원 수는 더 많다.
GS보다 지주사 상근 임원 수가 작은 곳은 하림홀딩스(4명)뿐이다. 하림그룹 자산총액은 10조5000억 원으로 GS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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