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 남양맨’ 이정인 대표, 남양유업 '갑질' 악몽 떨쳐낼까

수익성 90%감소 충격, 창사이래 첫 외부 전문경영인 영입 초강수 주목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이정인 신임 대표가 남양유업 최초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으로 선임된 가운데, 갑질사태 이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양유업은 지난 26일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정인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내부출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며 순혈주의를 고집했다. 하지만 2013년 ‘갑질사태’ 이후 사태수습을 위해 선임됐던 이원구 대표도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하자, 결국 '비 남양인'인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을 선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대표는 기업경영컨설팅 및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단독 대표직은 사실상 처음이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의 수년 째 지속되는 실적 하락을 수습할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

31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보고서를 조사한 결과, 남양유업은 2017년 3분기까지 매출액 8783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 당기순이익 42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이 5.0%, 영업이익이 89.4%, 당기순이익이 83.5% 감소했다.

2013년 갑질사태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2013년 -174억 원, 2014년 -260억 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2013년 -455억 원, 2014년 2억 원으로 감소하며 수익성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후 2014년 구원투수로 선임된 이원구 대표 체제 후 실적이 회복하는 듯 했다. 2016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418억 원, 371억 원으로 갑질사태 이전인 2012년 대비 영업이익은 65.6%, 당기순이익은 60.8%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90% 가까이 감소했다. 이로인해 이원구 대표가 사퇴하고, 1983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35년 남양맨으로 일한 유용준 상무를 통해 대표이사 대행체제를 유지하다 결국 전문경영인 외부수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창사 이래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을 선임한 것은 처음이다.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원구 전 대표는 1983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총무담당 상무, 경영지원 본부장, 총괄수성 본부장을 거쳐 2014년 3월 남양유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김웅 전 대표는 1978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총무담당 상무, 경영지원 본부장, 기획경영총괄 본부장 등을 거쳐 2010년 3월 남양유업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전임 두 대표가 위기 상황에서 기업을 정상궤도로 올리지 못한 채 사임해 남양유업에서 '외부출신 전문경영인'이라는 최초 타이틀을 단 이정인 대표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 대표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 1987년 안진회계법인에 입사해 감사본부 파트너, 기업 리스크자문 본부장 및 위험관리 본부장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딜로이트컨설팅 및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부대표로 재직했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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