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앞둔 애경산업, 여전한 '가습기 리스크'

이윤규 대표, 2020년 매출 1조 원·영업이익률 15% 비전 제시


[데이터뉴스=안신혜 기자] 애경산업이 오는 22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인 가운데, 여전히 사회적 이슈로 남아 있는 가습기 살균제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애경산업은 12일 공모가 희망범위 2만9100~3만4100원 중 가장 낮은 수준인 2만91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기대감이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다.  

이윤규 애경산업 대표는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유해성 논란을 감안, 코스피 상장 후 외형 및 수익성이 급증한 화장품 사업부문에 초점을 맞춰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애경산업은 수년 전부터 코스피 상장을 준비해 왔으나 2016년 가습기 살균제 제품 ‘가습기메이트’ 유해성 논란으로 인해 미뤄졌다. 이후 애경산업의 주요 사업부문인 생활용품 사업의 실적 및 매출 비중은 줄어들었지만, 다른 한 축을 이루고 있던 화장품 부문 실적이 증가하면서 주요 사업부문으로 자리잡게 됐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 6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요 사업부문인 생활용품 사업에 매출 기반을 두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부문의 성장세를 기반으로 상장 후에도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을 내비췄다.

이 대표는 ‘비전 2020’을 언급하며 2020년까지 매출액 1조 원, 영업이익률 15% 달성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가습기살균제 논란과 관련해 “민형사상 사건은 2년 정도면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며 “기업 특성 상 이미지가 실추되는 문제는 있지만, 가습기살균제 논란은 2011년부터 이어져 온 문제로 새롭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강조한 것과는 달리 애경산업에는 가습기살균제 문제로 인한 그림자는 여전히 남아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12일 애경산업과 SK케미칼 등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는 가습기살균제 제조 및 판매의 표시광고법과 관련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이마트에 과징금 총 1억3400만 원을 부과하고 사건과 관련한 애경산업과 SK케미칼의 전직 대표이사 2명씩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가습기살균제 유해성과 관련돼 있는 애경산업 전직 대표이사는 고광현 전 대표와 안용찬 전 대표다.

애경산업은 1985년 애경그룹으로부터 독립한 기업이다. 애경그룹으로부터 생활용품 사업부문이 주로 독립됐다. 생활용품 사업 부문이 독립됐다. 때문에 애경산업은 생활용품과 화장품 두 주요 사업부문으로 나눠져 있지만 생활용품 부문에 더 특화돼 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애경산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애경산업의 총 매출액 4594억 원 대비 생활용품 부문 매출액은 3905억 원으로 비중이 85%였고, 화장품 부문 매출액은 689억 원으로 매출액 비중은 15%였다. 주요제품으로는 생활용품 부문이 주방세제 ‘트리오’, 치약 ‘2080’, 세탁세제 ‘스파크’, 샴푸 ‘케라시스’ 등이 있고, 화장품 부문은 색조 화장품 ‘루나’ 등이 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논란이 크게 일었던 2016년 이후 애경산업에는 사업부문의 변화가 생겼다. 85% 비중을 차지했던 생활용품의 실적 및 비중이 줄어든 사이 화장품 부문의 실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비중 역시 늘어난 것이다.

생활용품 사업부문 기준 매출액은 2015년 3905억 원에서 2016년 3716억 원으로 4.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 159억 원에서 2016년 136억 원으로 14.8% 감소했다.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85%에서 73.3%로 11.7%포인트 감소했고, 전체 영업이익 대비 비중은 2015년 61%에서 2016년 34%로 감소했다.

반면 화장품 사업 부문의 실적은 눈에띄게 성장했다. 매출액은 2015년 689억 원에서 2016년 1352억 원으로 9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15년 102억 원에서 2016년 264억 원으로 158.7% 증가했다.

화장품 부문 실적이 증가하고 생활용품 실적이 감소해도 아직까지 애경산업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부문은 생활용품 부문이다. 때문에 애경산업은 이달 코스피 상장 후에도 생활용품 부문의 매출을 기반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체실적 기준으로도 애경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출은 2014년 4069억 원에서 2016년 6057억 원으로 2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8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9%에서 7.9%로 6%포인트 증가했다.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논란 이후 애경산업의 전체 실적이 성장하고 있고, 사업부문별 상황도 나쁘지 않은 만큼 이 대표의 말처럼 애경산업에게는 가습기살균제 리스크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전직 대표와 관련해 애경산업에는 아직까지 가습기살균제 유해성과 관련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한편 데이터뉴스 인맥연구소 리더스네트워크에 따르면 이윤규 애경그룹 대표는 1956년 생으로 건국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애경에 입사했다. 제2영업부문장 상무와 영업부문장 상무 등을 지냈고, 지난해 11월 말 애경산업 대표이사 전무 및 각자대표로 발령됐다. 현재 애경산업 대표이사는 이윤규 대표와 오너일가인 채동석 애경그룹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다.

ann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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