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SK텔레콤의 비통신분야 종속회사들이 1분기에도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최근 인수한 ADT캡스를 통해 SK텔레콤의 비통신사업을 반전시켜야 하는 부담도 커졌다.
2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공시된 SK텔레콤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분기에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등 통신분야 종속회사들이 당기순이익을 거둔 반면, 비통신분야 종속회사들은 대체로 당기순손실을 기록,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SK텔레콤의 비통신분야 종속회사들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적자 탈출에 어려움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비통신분야 종속회사 중에는 SK플래닛이 1분기에 가장 큰 당기순손실(376억 원)을 기록했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플래닛은 앞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도 연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네이트 포털과 메신저를 주력으로 한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지난해 354억5400만 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1분기에 53억17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앱스토어인 원스토어와 SK플래닛이 2014년 인수한 미국의 마일리지 기반 모바일 커머스 앱 기업 샵킥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이동통신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SK텔레콤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통신사들이 비통신사업 진출은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SK텔레콤이 추진해온 비통신사업이 이동통신사업 성장세 하락을 보완할 의미 있는 숫자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SK텔레콤의 비통신분야 주요 종속회사들의 당기순손실은 537억7200만 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ADT캡스 인수가 SK텔레콤 비통신사업의 흑역사를 지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함께 ADT캡스 지분 100%를 1조276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 중 7020억 원을 투자해 ADT캡스 지분 55%와 경영권을 확보한다. SK텔레콤은 ADT캡스의 기업가치를 부채 1조7000억 원을 포함해 2조9700억 원으로 평가했다. ADT캡스는 57만 명 가입자를 확보한 국내 2위 물리보안 사업자로, 국내 시장의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ADT캡스는 지난해 7217억 원의 매출과 1435억 원의 영업이익, 163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ADT캡스의 지난해 실적을 단순 합산할 경우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9.3%, 당기순이익이 6.1%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
ADT캡스가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실적을 올릴 경우 SK텔레콤의 비통신분야 종속회사에서 발생한 손실을 상당부분 만회할 수 있다.
다만, 적지 않은 인수가로 SK텔레콤의 재무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점이 변수다. SK텔레콤은 7020억 원의 인수자금 외에도 ADT캡스의 부채 1조7000억 원이 연결기준으로 반영된다. 더구나 올해 5G 주파수 경매 등으로 적지 않은 자금 소요가 예상된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SK텔레콤의 신용등급 전망을 종전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기도 했다.
결국 ADT캡스 인수가 SK텔레콤 비통신사업의 성공사례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너지를 통해 단순 합산 이상의 실적 향상과 이를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ADT캡스에 자사가 보유한 영상보안기술,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결합, 새로운 보안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ADT캡스를 2021년까지 매출 1조 원 이상의 회사로 키우겠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생각이다.
관련업계에서는 SK텔레콤의 ADT캡스 인수는 부채를 포함해 3조 원에 가까운 대규모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이를 추진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부담도 매우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그동안 하이닉스 인수 등 굵직한 인수합병과 신사업 발굴에서 남다른 성과를 이어오면서 입지를 다져왔다. 이번에는 저성장에 빠진 SK텔레콤의 새로운 먹거리 마련을 위해 ADT캡스 인수를 승부수로 던졌다.
박 사장의 구상대로 최신 IT 기술의 결합을 통해 보안사업이 성장할 경우 입지가 더욱 탄탄해지겠지만, 큰 재무 부담을 안고 가는 ‘딜’이라는 점에서 생각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경우 그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