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강동식 기자] LG디스플레이 시가총액이 상반기 LG그룹 주요 계열사 중 가장 크게 하락했다.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 외에도 주요 계열사 시가총액 대부분이 쪼그라 들었다.
13일 데이터뉴스가 LG그룹 주요 계열사의 상반기 주가를 분석한 결과, LG그룹 9개 주요 계열사 중 LG생활건강을 제외한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9개 LG 계열사의 총 시가총액은 지난 1월 2일 103조5287억 원에서 6개월 후인 7월 2일 86조7926억 원으로 16조7361억 원 감소했다.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화학 등 시가총액이 큰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총 시가총액이 6개월 만에 16.2% 줄어들었다.
올 들어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상반기 코스피 지수 하락폭(8.4%)에 비해 LG그룹의 총 시가총액 감소폭이 두 배 가량 커 우려를 낳고 있다.
주요 계열사 중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기업은 LG디스플레이로 연초 10조 원을 넘었던 시가총액이 6개월 만에 39.2%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4조 원 이상 줄었다.
LG디스플레이의 시가총액 감소폭이 큰 것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 원을 넘어섰지만, 올해 초 발표한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줄어든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9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로써 한상범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 대표를 맡은 직후인 2012년 2분기 흑자전환한 뒤 23분기 동안 이어온 분기 연속 흑자기록이 마감됐다.
이 회사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LCD 패널의 가격이 중국 제조사의 공급 증가 등으로 크게 하락한 것이 꼽힌다. 조만간 발표되는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이처럼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내내 우하향의 주가 그래프를 이어가며 시가총액이 꾸준히 감소했다.
건축자재, 자동차 소재 등을 생산하는 LG하우시스의 시가총액도 크게 감소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 감소도 실적 하락이 주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LG하우시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6.3% 하락했다. 당기순이익도 58.6% 줄었다. 원재료 가격 상승, 환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LG하우시스의 하반기 사업에 대한 분석기관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시가총액 추가 하락 여부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LG전자의 시가총액은 6개월 만에 5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1분기에 영업이익 1조 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1분기 실적을 거뒀지만, 2분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LG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은 771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0.4% 감소했다.
일부 증권사가 최근 LG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했다. LG전자의 주가는 실적에 비해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자회사인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LG와 LG화학도 연초에 비해 20% 이상 주가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줄었다.
이처럼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상반기에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LG생활건강 유일하게 시가총액을 크게 늘리며 ‘나홀로’ 성장세를 보였다. LG생활건강의 시가총액은 6개월 만에 18조7418억 원에서 21조8342억 원으로 3조 원 이상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올 들어 내수 정체 속에서도 럭셔리 화장품의 고성장을 이어가며 역대 1분기 최고 실적을 달성한데 이어 2분기에도 1분기에 준하는 실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어 당분간 시가총액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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