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조용경 객원기자] 서서히 더위가 시작되는 초여름 날, 조금 높은 산지의 숲이 우거진 곳에, 가는 줄기 위에 핀 살짝 붉은빛이 감도는 버섯 모양의 꽃들이 살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쥐오줌풀’입니다.
‘쥐오줌풀’은 쌍떡잎식물이며, 마타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데, 뿌리에서 쥐오줌 냄새 비슷한 강한 향취가 난다 하여 그렇게 이름 지은 것 같습니다.
쥐오줌풀은 비교적 높은 산지의 다소 습기가 많은 곳을 좋아합니다.
뿌리는 수염뿌리이며, 뿌리에서 나온 가는 뿌리줄기가 땅속을 기면서 번식하는데, 이 뿌리에서 특유의 강한 냄새가 납니다.
뿌리에서 나온 잎(근생엽)은 꽃이 필 때 말라 없어지며, 줄기에서 나오는 잎은 마주나기로 나며 깃털 모양으로 갈라집니다. 모든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 5∼8월 사이에 연한 붉은빛을 띤 꽃이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를 이루며 핍니다. 화관은 통 모양이며 안쪽이 약간 부풀고 끝이 5가닥으로 갈라지지요. 수술은 3개이고 길이가 길고 암술은 하나입니다.
얼마 전 미얀마의 중부 고원지대를 방문했을 때 색은 좀 다르지만, 쥐오줌플과 거의 비슷한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것을 보고, 이름을 물었더니 ‘퀘떼에빤’이라고 하더군요.
미얀마어로 ‘퀘’는 ‘개’, ‘떼에’는 ‘오줌’, ‘빤’은 ‘꽃’입니다. 직역하면 ‘개오줌꽃’입니다.
사는 지역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사람들의 생각은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성분이 있어서 한방에서는 뿌리를 정신불안증이나 신경쇠약, 산후심장병 등의 약재로 쓴다고 합니다.
초여름에 산에 가서 만나시면, 냄새도 맡아보고 이름도 한 번 불러 주세요.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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