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서비스 기업 아시아나IDT가 박세창 대표 체제로 전환한 후 출발부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박세창 사장은 지난해 아시아나IDT 대표이사에 취임해 기업공개(IPO)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지만, 최근 수년간의 실적 상승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3세 경영인으로서 경영능력 입증은 해를 넘기게 됐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아시아나IDT의 실적 분석 결과,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454억 원, 영업이익 158억 원, 당기순이익 15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각각 7.4%, 28.0%, 19.4%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감소율이 매출 감소율을 크게 웃돌면서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도 각각 1.9%p, 0.9%p 하락했다.
아시아나IDT의 지난해 실적 하락은 금호타이어 관련 사업 중단이 주된 원인의 하나로 분석된다. 금호타이어는 2017년 7월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됐다.
당초 아시아나IDT는 금호타이어 매각에 따른 실적 감소를 타 사업부문에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박세창 대표는 지난해 11월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매각에 따른 실적 감소를) 다른 사업부문의 성장을 통해 성공적으로 커버했다”며 “2018년 실적이 2017년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타 사업부문 확대를 통한 만회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결국 4년 만의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사업이 사라진 것이 실적에 영향을 줬으며, 특히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운영 및 유지보수 물량이 줄어들어 영업이익 감소율이 더 컸다”고 말했다.
지난해 박세창 사장이 아시아나IDT 대표에 취임할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3세 경영인으로서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0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박 사장은 금호타이어 한국영업본부 상무, 기획관리총괄 부사장을 역임하고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과 아시아나세이버 사장을 거쳐 지난해 9월 아시아나IDT 대표에 취임했다. 상장기업 대표를 맡은 건 아시아나IDT가 처음이다.
하지만, 취임 첫 해 실적이 하락하면서 올해 이를 만회해야 하는 부담이 커졌다.
아시아나IDT는 2003년 설립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IT서비스 기업으로, 지난해 11월 23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그룹 관계사에 IT컨설팅, 시스템 설계·구축, IT 아웃소싱, IT 인프라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운송, 건설·제조, 금융 등 3개 산업군에 걸쳐 대외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의 50~60%가 그룹 내부에서 발생했다.
아시아나IDT는 올해 지난해보다 약 10% 늘어난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iv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