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소재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SK아이이테크놀로지를 출범시키고, 2020년까지 배터리 사업 분야에 4조 원 이상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6번째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초대 사령탑을 맡은 노재석 대표에 눈길이 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난 1일 창립총회와 이사회를 갖고 대표이사 선임과 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지분 100%를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하고 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폴더블디스플레이용 필름 FCW(플렉서블 커버 윈도우)와 리튬이온 배터리 핵심소재인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을 중심으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초대 사장으로는 노재석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대표가 맡는다. 노 대표는 1968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부장,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부장 직무대행, SK루브리컨츠 Corporate Value-up추진실장 직무대행, SK이노베이션 소재사업 대표 등을 거친 신사업 육성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LiBS 사업 강화를 위해 충북 증평·청주 생산공장에 이어 중국 창저우와 폴란드 실롱스크에 생산 시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PCW사업도 충북 증평에 생산 라인을 건설 중이며 수요 확대시 제2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의 이같은 경영 행보는 비정유부문의 사업 강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사업부문은 ▲석유사업 ▲화학사업 ▲윤활유 ▲배터리 ▲기타 등 총 5개로 분류된다. 그 중 화학과 배터리 등이 비정유부문에 속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중국과 미국, 헝가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2020년까지 확정된 투자 금액 규모만 총 4조5052억 원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연간 60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부문 실적은 아직까진 적자다. 지난해 연말 SK이노베이션 배터리 부문 순매출액은 3482억 원으로 직전년도(1457억 원) 대비 139%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영업이익은 -3175억 원으로 적자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그러나 업계는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과감한 투자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시연 기자 si-yeon@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