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말부터 5월 초에 걸쳐 백두대간 지역의 높은 산을 오르다 보면 해발 1,000m 안팎의 평평한 지역에 노란 꽃들이 마치 노랑 병아리떼처럼 옹기종기 모여서 핀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가 있습니다.
‘한계령풀’ 입니다. 이름도 무척 생소한 꽃이지요.
‘한계령풀’은 쌍떡잎식물이며,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인데, 설악산 오색 계곡의 한계령 능선에서 처음 발견되어 ‘한계령풀’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다른 산에서도 많이 볼 수 있지만, ‘한계령풀’이라는 이름은 다른 이름에 비해 뭔가 고아하고 예술적인 분위기마저 풍겨주는 듯 합니다.
한계령풀은 주로 우리나라 중부 이북지방의 고산 지역에서 자라는데, 양지 바르고 물빠짐이 좋은 곳을 선호하는 듯 합니다. 땅 속의 콩나물처럼 생긴 가는 뿌리 끝에 작은 감자 비슷한 덩이뿌리〔塊莖〕가 있어서 겨울을 나는데, 그래서 북한에서는 ‘메감자’라고 부르고 있지요. 모단초(牡丹草)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잎은 처음에 턱잎 하나가 나와서 1㎝ 정도까지 자란 후 3개로 갈라진 다음, 각 잎이 다시 3개씩으로 갈라지는데, 반원형 또는 원형으로 원줄기를 둘러쌉니다.
꽃은 황금색으로 길이와 폭이 약 1㎝ 정도이며 여러 송이의 꽃이 총상화서(總狀花序, 꽃이 줄기를 따라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가며 피는 모양)로 원줄기 끝에 주저리주저리 달립니다.
처음의 꽃자루는 길이가 3cm정도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위로 갈수록 점점 짧아지는데 꽃이 다 핀 모양은 귀부인들이 달고 다닐만한 황금 브로치를 연상시킵니다.
그래서 한계령풀의 꽃말이 ‘보석’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중북부 백두대간의 고산지대에서만 볼 수 있어서 환경부가 희귀종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적절한 토양과 기후가 아니면 재배가 불가능한 꽃이어서, 운 좋게 만나게 되면 눈으로만 감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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