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에서 5월 중순에 걸쳐 제주도의 중산간, 혹은 남해안 도서 지방의 그늘진 숲 속을 다니다 보면, 마치 작은 보리새우 같은 모양의 갈색 혹은 옅은 자주색의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핀, 잎이 넓은 난초과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새우난초입니다. 새우난초는 대부분의 난초류 식물이 그러하듯이 외떡잎식물이며 난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자생지는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전라남북도, 충청남도 해안 지역의 약간 습하고 그늘진 숲 속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일본에서도 서쪽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합니다.
새우난초는 땅속에서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며 번식하는데, 이 뿌리줄기에는 염주 모양의 마디가 있으며, 여러 가닥의 수염뿌리가 있습니다.
잎은 두해살이로서, 첫해에는 2~3 개의 잎이 뿌리에서 나와 곧게 자라지만, 한 해를 지난 잎은 이듬 해에는 옆으로 쳐집니다.
잎의 생김은 계란을 거꾸로 세운 듯한 긴 타원형이며, 길이는 15~25cm 정도이고 세 개의 맥이 있습니다.
4∼5월에 걸쳐 어두운 갈색이나 자주색을 띤 꽃들이, 30~50cm 높이의 꽃줄기에 총상(總狀) 꽃차례를 이루며 10여 송이가 달립니다.
입술꽃잎은 세 개로 깊게 갈라지며, 그 중에서 가운데 있는 잎은 끝이 오무라지고 안쪽에 3개의 줄이 있습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꽃들이 새우의 머리를 닮은 것 같기도 하지만, 땅속 뿌리줄기의 마디들이 새우등을 닮았다고 하여 새우난초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새우난초의 꽃말은 ‘겸허’와 ‘성실’이라고 합니다. 꽃대를 중심으로 1.5~2cm 크기의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핀 모양을 보면 ‘참 성실하게 꽃을 피웠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듯 하네요.
새우난초에는 변이종으로 황금색 꽃을 피우는 ‘금새우난초’, 그리고 여름에 우아한 보라색 꽃을 피우는 ‘여름새우난초’도 있습니다.
금새우난초는 새우난초와 비슷한 시기에 피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가까운 곳에서 두 가지를 한꺼번에 보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답니다.
조용경 객원기자 / hansongp@gmail.com
야생화 사진작가
(사)글로벌인재경영원 이사장
전 포스코엔지니어링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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