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 같은 듯 다른 이커머스 진용 재편

롯데, 수장 교체·조직 개편으로 속도전…신세계, 외부 전문가 중용해 체질 개선


온라인에 유통강자 지위를 위협받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가 이커머스 진용을 재정비했다. 두 그룹은 온라인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이머커스 추진 속도를 높일 전망이다. 다만, 이커머스 진용 재편 과정에서 두 그룹이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아우르는 유통시장에서 누가 기선잡기에 성공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이커머스를 비롯한 유통부문 조직에 변화를 줬다. 두 그룹 모두 주력인 유통사업이 최근 극심한 실적 부진에 빠지면서 반전을 위해 비교적 큰 규모의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0.9% 줄어든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0% 감소했다. 특히 올해 2분기에는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해 위기감이 커졌다. 롯데쇼핑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5.5% 줄었고,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에 비해 24.1% 감소했다. 


롯데그룹은 최근 실시한 연말 인사를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아우르는 유통BU장과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을 교체했다. 

2017년부터 그룹 유통BU장을 맡아온 이원준 부회장이 용퇴하고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신임 유통BU장으로 임명됐다. 강희태 부회장은 롯데쇼핑 통합대표이사를 겸한다. 또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은 김경호 대표 대신 조영제 롯데지주 경영전략2팀장을 선임했다. 

강희태 부회장과 조영제 이커머스사업부장 모두 그룹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롯데맨’이다. 강 부회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 상품본부장, 중국사업부문장을 거쳤으며, 2017년부터 롯데백화점 대표를 맡아왔다. 조영제 이커머스사업부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EC(e-commerce)부문장, 기획부문장을 역임하고, 2016년부터 롯데지주에서 그룹 유통사 전략을 총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롯데그룹은 또 유통부문 조직개편을 실시해 이커머스 추진에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됐던 백화점, 마트, 슈퍼, e커머스, 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원톱(One Top)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재편했다. 통합법인은 쇼핑 내 전 사업부의 투자, 전략, 인사를 아우르고, 기존 각 계열사들은 사업부로 전환된다. 

이번 조직개편은 신세계그룹에 비해 구조적으로 취약한 이커머스 추진동력을 보완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의 온라인 사업을 분할, 합병해 신설법인(SSG닷컴)을 만들어 이커머스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비해 롯데그룹은 롯데쇼핑 내의 이커머스 조직이 대형 유통 계열사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좀 더 어려웠다. 하지만, 유통 계열사들이 단일 대표이사 체제의 통합법인으로 들어오면서 이커머스도 좀 더 일관성 있는 전략 수립과 추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에 앞서 임원인사를 단행한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사업을 주도하는 두 사람이 외부에서 영입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순혈주의 색채가 좀 더 짙은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추진 주체가 그룹 내부 인사인 것과 비교된다. 

신세계그룹은 6년간 이마트를 이끌어온 이갑수 사장의 후임으로 강희석 베인앤드컴퍼니 파트너를 선임했다. 강희석 대표는 2005년부터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해 왔으며, 2014년부터 소비재·유통부문 파트너를 맡아왔다. 이마트가 외부 인사를 대표로 영입한 것은 창립 26년 만에 처음이다. 강 대표에게는 온·오프라인 유통을 아우르는 전략을 통해 중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중책이 맡겨졌다. 

신세계그룹은 이커머스 조직 리더의 변화를 꾀한 롯데그룹과 달리 최우정 SSG닷컴 대표를 유임시켰다. SSG닷컴의 초대 대표이사인 최우정 대표는 다양한 이커머스 경험을 인정받아 영입된 케이스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이커머스부문장을 맡았고 다음에서 분사한 디앤샵 대표를 역임한 뒤 2010년 신세계에 영입돼 그룹의 이커머스를 챙겨왔다.

관련업계에서는 온라인 시장이 고속 성장하는 반면, 오프라인 시장 정체가 이어져 기존 유통방식만으로 부진 탈출이 어려워짐에 따라 두 그룹 이커머스 추진 주체의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각각 3조 원과 1조7000억 원을 투자해 20조 원(롯데그룹, 2022년)과 10조 원(신세계그룹, 2023년)의 온라인 매출 달성을 목표로 세워 추진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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