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직원이 1년 만에 2700여명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인원 증가를 주도한 반면, 삼성전기와 삼성물산은 직원을 크게 줄였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그룹 직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6개 상장계열사의 직원수가 2019년 1분기 19만2676명에서 2020년 1분기 19만5392명으로 2716명(1.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미등기임원은 1547명에서 1587명으로 40명(2.6%) 늘어났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9개 계열사의 직원이 늘었고, 삼성전기 등 7개 계열사의 직원이 감소했다.
직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삼성전자로, 2019년 1분기 10만3495명에서 2020년 1분기 10만6004명으로 2509명(2.4%) 늘었다. 임원은 860명에서 873명으로 13명(1.5%) 증가했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DS 부문이 2900여명 늘어 삼성전자의 직원 증가를 주도했다. 지난해 실적이 크게 줄었지만, 반도체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DS에 이어 TV, 모니터,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생산하는 CE 부문도 500명가량 늘었다. 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수익성이 감소하고 있는 IM 부문은 300명 가까이 줄었다.
삼성SDI도 직원수가 2019년 1분기 1만497명에서 2020년 1분기 1만1345명으로 848명(8.0%) 증가했다. 미등기임원도 72명에서 83명으로 11명(15.3%) 늘어났다. 삼성SDI의 직원과 미등기임원 증가수 모두 삼성그룹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번째로 크다.
삼성SDI의 직원 증가는 소형전지, 중·대형전지 등을 담당하는 에너지 솔루션 부문이 주도했다. 지난 1년간 에너지 부문 직원이 800명 이상 늘었다. 삼성SDI가 자동차용 2차 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역점을 두고 있어 앞으로도 에너지 솔루션 부문을 중심으로 인원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삼성화재의 직원수가 1년간 5901명에서 6165명으로 264명 늘어났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직원수가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상승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직원수가 223명 늘었다.
반면, 삼성전기는 직원이 2019년 1분기 1만2238명에서 2020년 1분기 1만1412명으로 826명 줄었다. 삼성그룹 상장계열사 중 지난 1년간 직원 감소폭이 가장 컸다.
사업부문별로는 반도체패키지기판, 경연성인쇄회로기판 등을 생산하는 기판솔루션 부문이 200명 이상 줄어 가장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말 고밀도회로기판(HDI)을 생산하는 쿤샨삼성전기의 청산을 결정하는 등 고부가가치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결과로 풀이된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만드는 컴포넌트솔루션 부문도 직원이 소폭(60여명) 줄었다. MLCC는 2018년 수요 급증으로 삼성전기가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하는 발판이 됐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수요부진, 가격하락으로 삼성전기의 수익성을 크게 낮춘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물산도 1년간 직원이 323명 줄어 삼성전기에 이어 감소폭이 2번째로 많았다. 삼성물산은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 등 전 사업부문의 직원수가 줄었다. 사업보문별로는 건설부문이 200명 가까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패션부문도 50명 이상 줄었다.
특히 2016년 1분기 직원수가 7300명대에 달했던 건설부문은 이후 매년 줄어 올해 1분기 5400명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최근 5년 만에 주택정비사업에 복귀해 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는 등 건설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올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