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대표가 이끄는 삼성전기의 분기 영업이익이 3년 만에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경 사장의 경영 첫 해 실적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삼성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4조367억 원의 매출과 260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은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5.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10.2%에서 6.5%로 3.7%p 줄었다.
특히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60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4% 감소했다. 삼성전기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7년 2분기 707억 원을 기록한 이후 12분기 만이다.
삼성전기는 2017년 3분기 영업이익 1032억 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1000억 원 이상의 분기 영업이익을 유지해왔다. 특히 MLCC 판매가 크게 증가한 2018년 3분기에는 405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올해 2분기 코로나19에 따른 스마트폰 수요 약세와 MLCC 평균판매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필리핀 공장의 생산 차질 등 예기치 못한 악재도 겹쳤다. 필리핀 록다운(Lockdown)에 따른 생산 차질로 인해 2분기 MLCC 가동률은 전분기보다 하락한 80% 초반 수준을 기록했다.
삼성전기의 실적 감소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 감안돼야 하지만, CEO 첫 해 경영능력 입증이 필요한 경계현 사장에게는 빠른 반등 기회가 절실하다. 경계현 사장은 2001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램 설계팀에 입사한 뒤 20년 가까이 반도체 개발에 전념해온 인물로,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삼성전기 CEO에 선임됐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삼성전기의 주력사업인 MLCC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이 경계현 대표에게 부담이자 기회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직접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찾아 전장용 MLCC 전용 생산공장을 점검하고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수요 정상화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5G 기기 보급 확대, PC와 게임기용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하반기 MLCC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