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과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사업이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LG생활건강과 롯데칠성음료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생활건강의 리프레시먼트부문(음료사업부문) 영업실적은 상승한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사업부문은 하강 곡선을 그렸다.
LG생활건강 음료사업부문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1조1168억 원에서 올해 1조1662억 원으로 4.4%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1349억 원에서 1718억 원으로 27.4% 상승했다.
주력제품인 코카콜라의 3분기 매출은 약 14%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 주문이 급증하면서 콜라 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콜라 매출 규모는 271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성장했다.
반면,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사업부문 매출은 2019년 1~3분기 1조3469억 원에서 올해 같은 기간 1조2927억 원으로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78억 원에서 1214억 원으로 17.9% 하락했다. 칠성사이다의 3분기 매출은 약 0.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칠성사이다가 코카콜라와 같은 배달 특수 호재를 누리지 못한 것은 발빠르게 상황을 쫓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업의 판매량이 줄자 치킨, 피자 등 배달음식점과 제휴를 맺었다.
또 지난 3월 칠성사이다의 사실상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공식적으로 칠성사이다의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일부 패키지를 바꾸는 동시에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유지했다. 스타마케팅을 위해 BTS를 모델로 내세운 것도 아쉬운 점으로 평가됐다. 광고 모델비가 실적 하락세에 한 몫을 했다는 것이다.
한편, 롯데칠성음료은 올해부터 통합(음료사업부문·주류사업부문) 대표이사를 이영구 부사장이 맡게 됐다. 음료사업부문 호실적을 이끌던 이 부사장을 통합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주류사업부문 실적 반등을 기대했다. 그러나 실적 개선은 커녕 주력사업인 음료부문까지 나빠져 고심이 깊어졌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