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가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여전히 매출액 대비 비율은 0%대에 머물고 있어, '1등 조선국' 유지를 위해선 친환경 및 디지털 선박 등에 투자를 확대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누적 합계 기준 연구개발비가 2020년 14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조선 발주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 누적 기준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로 집계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2003만CGT)에 비해 반토막났다.
조선업계는 현재 자율주행 선박, 친환경 선박 등 첨단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주요 경쟁국들과 고부가가치선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중국 조선업의 추격이 매섭다.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스마트화 관련 특허출원에서 한국 조선업이 곧 중국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의 연구개발비가 주목받고 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개 기업은 주력제품 경쟁력 강화(성능개선 및 차별화)와 더불어 핵심요소기술 및 주요 기자재 국산화, 미래 선도기술 및 신제품 개발 등 을 공통으로 연구하고 있다. 연구되고 있는 미래 선박 기술로는 친환경 선박시스템, 고효율 선박가스시스템, 디지털·자율주행을 위한 제어기술 등이 있다.
이에 더해 스마트야드 구축도 나선다. 스마트 야드란 연결화-자동화-지능화(자율화)-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융합돼 선박생산에 획기적 변화를 이루는 일련의 핵심기술이 구현된 조선소를 의미한다.
조선업계의 연구개발비는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2018년 1281억 원에서 2019년 1302억 원, 2020년 1490억 원으로 2년 새 16.3% 늘었다. 전년 대비로는 14.4% 증가했다.
최근 1년 새 한국조선해양의 연구개발비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 9월 누적 663억 원으로 전년(508억 원) 대비 30.5% 증가했다. 3개 기업 가운데 연구개발비 규모가 가장 크다. 이어 대우조선해양이 5.1%, 삼성중공업이 3.0% 늘어난 455억 원, 372억 원으로 집계되며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0.7%로 1%를 채 넘지 못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를 넘긴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대우조선해양이 0.8%로 1%에 육박했다. 삼성중공업이 0.7%, 한국조선해양이 0.6%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조선사가 업계 최강자를 유지하려면 선제적인 투자를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비율이 낮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