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정책에 따라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실시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 후 인구 이동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국적 규모로 발생한 3차 대유행에서는 앞서 두 차례의 코로나 확산에 비해 시민들의 반응속도는 빠르지 않았으나 방역정책 강화 전에 인구 이동량이 줄어드는 등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 노력이 돋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KT(대표 구현모)는 지난해 코로나19 유행 시기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1년을 맞아 시사점을 발굴하기 위해 KT 디지털&바이오헬스P-TF가 실시한 이번 분석은 KT 통신데이터를 활용한 서울시 지역구별 유동인구 변동추이, 뉴스와 SNS 등의 소셜 버즈(buzz, 특정 주제에 대한 언급)량과 확진자수 증감 비교로 진행됐다.
KT가 분석한 유동인구 빅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3일에 시행된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세를 꺾는 데 실질적 효과를 발휘했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5인 이상 집합금지가 시행되기 4일 전부터 서울시 인구 이동량이 증가 추세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발효되고 성탄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이동량이 급격한 감소세로 꺾였다. 이후 확진자 수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연말 유동인구가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적기에 대응해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시민들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앞서 적극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8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정부의 방역단계가 강화된 11월 24일 이전부터 이미 서울 내 이동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이 확진자 증가추이를 살피면서 자발적으로 이동을 줄인 것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시기(2020년 11월 1일~12월 31일)를 분석한 결과, 1, 2차 유행 때와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지난해 3월 1차 유행, 8월의 2차 유행 때는 확진자 증가에 따른 이동인구의 감소가 즉각적으로 나타났지만, 3차 유행 때는 이동인구 감소현상이 다소 천천히 나타났다. 시민들의 반응속도가 이전 1, 2차에 비해 더뎌진 셈이다.
같은 기간 트위터, 커뮤니티 등 소셜 버즈량(키워드 ‘코로나’) 추이에서는 1, 2차 유행보다 3차 대유행의 확진자 수가 크게 늘었음에도 버즈량은 오히려 감소했다. 장기간 진행된 방역조치에 따라 시민들의 피로도가 커지고 코로나19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른 지역구로부터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구는 확진자 비율(구의 거주자 수 대비 확진자 수)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타 지역구 인구의 유입이 가장 많은 중구와 종로구는 확진자 비율이 각각 0.18%, 0.21%를 기록했다. 다만 강서구, 중랑구는 유입인구 비율은 낮았음에도 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강서구 11월 26일 댄스학원, 12월 12일 종교시설, 중랑구 12월 말 종교시설)으로 인해 확진자 비율이 높았다.
3차 유행 때의 확진자 증가와 인구 이동량을 살펴보면, 5인 이상 집합금지 이후에도 확진자가 늘어난 자치구는 그렇지 않은 구에 비해 유입인구 감소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영등포구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이후에 확진자가 감소한 반면, 금천구는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영등포구는 5인 이상 집합금지 실시 전까지 타 지역으로부터의 유입인구가 금천구보다 더 많이 감소했는데, 이는 사업장 유형이나 근로조건 등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