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한 지붕 아래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의 영업이익이 크게 갈렸다. 이마트는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실적 지표를 모두 호조세로 돌려놨지만, 신세계는 영업이익이 80% 이상 급감하는 등 전년에 비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5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이마트와 신세계의 잠정 실적(연결 기준)을 분석한 결과, 두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희비가 크게 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는 57.4%를 늘렸고, 신세계는 81.1%가 빠져나갔다.
신세계그룹은 오너2세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남매경영 체제를 확립한 상태다. 정용진 부회장이 이마트를 중심으로 대형할인점과 슈퍼마켓, 편의점, 전문점, 호텔, 복합쇼핑몰사업을 맡고 있으며,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면세점, 패션, 화장품, 가구 등의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난해 모두 수장 교체를 단행했다. 이마트는 강희석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하며, 199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외부 인사가 대표이사에 올랐다. 신세계는 삼성그룹 출신의 차정호 대표가 수장에 올랐다. 차 대표는 정유경 총괄사장의 막강한 신임을 얻고 얻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코로나19의 대확산 및 장기화로 인해 유통업계는 큰 어려움을 겪었다. 코로나발 셧다운과 경기 불황 등에 영향을 받았다. 이에 강희석 대표와 차정호 대표는 체질 개선을 진행하며 수익성 개선에 힘썼다.
이마트는 강 대표 취임 이후 온라인 사업 강화에 집중하며 부실 점포 정리와 경쟁력이 높은 노브랜드 확장에 주력했다. 삐에로쇼핑, 부츠, PK피코크, 쇼앤텔 등의 매장을 모두 철수했다. 이어 월계점과 신도림점 등 9개 점포를 새 단장해 오프라인 역량을 유지했다. 또한 할인점 조직을 식품과 비식품으로 이원화해 전문성 높이기에도 힘썼다. 쓱(SSG)닷컴 등 주요 자회사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그렸다.
2020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은 22조330억 원, 2372억 원, 3626억 원으로 직전년도(19조629억 원, 1507억 원, 2238억 원) 대비 15.6%, 57.4%, 62.0%씩 증가했다. 이전에 꾸준히 이어진 실적 악화로 인해 0%대까지 추락했던 영업이익률도 1.1%로 회복됐다.
신세계는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쓱닷컴 상품 픽업 전용 공간인 '익스프레쓱'을 선보였다. 또한 오는 8월에는 대전에 신세계 사이언스 콤플렉스 개점을 앞두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수익성 개선 활동에 힘썼음에도 불구하고 실적 추이가 큰 폭으로 갈린 것은 매출 구조의 차이에서 견인된 것으로 풀이됐다. 신세계는 백화점과 면세점 의존도가 높아 이마트 대비 코로나19에 대한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는 평가다.
두 기업은 배당 기조도 크게 갈렸다. 이마트는 1주당 배당금을 2000원으로 결정하며,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순이익 증가에 따라 배당 성향은 2019년 24.1%에서 2020년 14.9%로 9.2%p 하락했다. 신세계는 2020년 기말 배당금을 1500원으로 발표했다. 직전년도(2000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은 0.71%에서 0.6%로 0.11%p 악화됐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