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의 매출규모가 최근 수년간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도 하락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과도한 내수시장 의존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경동제약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020년 매출이 1738억 원으로, 전년(1766억 원) 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이 감소한 가운데 급여 상승 등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2019년 246억 원에서 2020년 190억 원으로 22.8% 감소했다. 순이익도 228억 원에서 129억 원으로 43.4% 줄었다.
경동제약은 지난해 내수시장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내수시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대면 영업이 어려움을 겪었고 일반의약품의 경우 환자의 병의원 방문이 줄어들면서 약품 처방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경동제약은 창업주인 류덕희 회장과 장남인 류기성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9년 9월 류 회장이 류 부회장에게 보유 주식 190만 주를 증여하며 본격적인 오너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류 부회장은 총 17.51%(538만5708주)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경동제약은 그동안 내수시장 의존도가 매우 높았다. 류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며 본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지만, 이 같은 구조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최근 5년간 경동제약 매출 중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제약업계 상위권 기업들은 수출 비중을 늘리며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경동제약은 높은 내수의존도에서 탈피하지 못하면서 성장이 정체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류 회장 체제서 집중해온 제네릭(복제약) 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것도 류 부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최근 데이터뉴스의 조사에 따르면, 주요 제약업체의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대부분 10%를 넘는다. 하지만, 경동제약이 지난해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매출의 5.8%에 그쳤다.
류 부회장은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동제약 오너가 2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강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해 기획조정실장을 맡았다. 2009년 설립된 100% 자회사인 류일인터내셔널의 지사장에 선임됐다. 2010년 12월 경동제약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4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