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는 없었다. 국내 주요 저비용항공사(LCC)가 지난해 모두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올 1분기 실적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다.
30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5개 주요 LCC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모두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매출 합계는 2019년 3조9636억 원에서 2020년 1조1771억 원으로 2조7865억 원(70.3%) 감소했다.
또 4개 기업의 영업손실이 늘었고, 2019년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낸 에어서울도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 대열에 합류했다.
대형 항공사들이 화물 수송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성 하락을 완화시키고 있는 반면, 여객 위주의 LCC는 화물을 거의 취급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급감에 더 취약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의 매출이 가장 많은 타격을 입었다. 2019년 1조3761억 원에서 2020년 3740억 원으로 1조21억 원(72.8%) 감소했다. 업계 1위였던 만큼 출혈이 더 컸다. 2019년 348억 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3313억 원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매출은 각각 6384억 원(70.1%), 5433억 원(70.0%) 감소해 2718억 원과 189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800억 원대로 크게 늘었다.
에어서울은 지난해 721억 원의 매출과 65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14억 원(69.1%)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티웨이항공도 매출이 5413억 원(66.8%)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206억 원에서 1737억 원으로 8배 이상 늘었다.
LCC 업계의 실적 부진은 올해 1분기에도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김포공항발 국내선 운항편은 1만4032편으로 지난해 1분기(1만1638편)보다 2394편(20.6%) 증가했다. 2019년 1분기(1만4174편) 수준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다.
하지만, 저비용 항공업계의 부진한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에프엔가이드가 전망한 제주항공(연결 기준)의 1분기 매출은 610억 원으로, 전년 동기(2292억 원)보다 73.4% 감소한 수치다. 1분기 영업손실은 648억 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657억 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진에어(개별 기준)도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5.5% 감소한 497억 원에 그치고, 4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티웨이항공(연결 기준)도 매출(551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1% 줄고, 영업손실은 314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1분기 국내선 운항 증가가 LCC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국제선 운항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재개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내선의 저가 경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수영 기자 swim@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