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2016년 가동 이후 동국제강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던 CSP제철소가 영업이익을 대폭 늘리며 흑자전환에 큰 영향을 끼쳤다.
2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동국제강의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순이익이 276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CSP(Companhia Siderúrgica do Pecém, 뻬셍철강)제철소의 평가손실이 크게 줄었다.
CSP제철소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고로사업 염원 실현을 위해 세워진 제철소다. 동국제강이 30%, 브라질 철강사 발레가 50%, 포스코가 20%를 투자한 합작법인이다. 2012년 착공해 2016년 6월 고로 화입과 함께 가동을 시작했다.
가동 당시 CSP는 동국제강의 미래를 견인할 사업으로 평가됐다. 장 회장이 횡령·배임으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 장세욱 부회장도 CSP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영업이 크게 부진한데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 동국제강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보유한 CSP를 회계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지분법을 적용해 손실을 실적에 반영해왔다. 2016년 가동 이후 지난해까지 총 4901억 원의 지분법손실이 발생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슬래브 판매단가가 상승하면서 스프레드 마진이 확대됐다. 철강 및 금속산업 조사기업 메탈블리틴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브라질산 슬래브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톤당 526달러로, 전년 동월(360달러) 대비 92.2% 뛰었다. 2월(654달러), 3월(769달러)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에 힘입어 CSP제철소의 올해 1분기 154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가동 이후 최대 분기 실적이다. 동국제강이 인식한 CSP의 지분법손실 역시 2020년 1분기 1090억 원에서 2021년 1분기 393억 원으로 대폭 줄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CSP에 대한 출자를 마무리해 향후 평가이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CSP제철소는 지분이 3개 회사로 분산돼 있지만, 투자와 지급보증을 동국제강이 주도했다.
한편, 동국제강은 1분기 매출 1조3958억 원, 영업이익 109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6%, 94.7%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봉형강 수요가 증가했고, 가전제품과 건설자재에 쓰이는 컬러강판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