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영림원소프트랩(대표 권영범)은 올해 초 제품 이름에 ‘비영리’가 넣은 솔루션 ‘시스템에버(SystemEver) 비영리’를 내놨다. 영림원소프트랩의 클라우드 ERP 제품인 ‘시스템에버’에 ‘비영리’를 붙였다. 비영리법인에 특화된 ERP인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일반기업을 위한 기존 ERP가 커버하지 못하는 비영리법인의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을 담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시스템에버 비영리’ 사업을 맡고 있는 영림원소프트랩 BPO플랫폼사업팀 문성호 부장은 “비영리법인은 목적사업에 맞춰 사업을 하고 기부금 등 수입에 대해 사용·지출 명세서를 자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비영리법인이 적은 인력으로 사업과 일상 업무 처리에 결산까지 하면서 3중고, 4중고를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막판에 몰아서 결산업무를 하다보면 결산보고자료의 사업비 사용처와 내역이 부정확하거나 불분명한 문제가 일어나기 쉽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비영리법인 관련 사건사고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에 대한 과세관청의 감독이 강화되는 추세여서 비영리법인의 투명성 확보가 더 중요해졌다. 비영리법인은 다양한 법적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증여세, 가산세 등이 부과되고, 최악의 경우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다.
▲‘시스템에버 비영리’ 사업을 맡고 있는 영림원소프트랩 BPO플랫폼사업팀 문성호 부장은 “비영리법인의 투명성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회계 전문성이 부족한 비영리법인의 어려움 해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은 결과가 ‘시스템에버 비영리’에 담겨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법인 업무에 특화된 클라우드 ERP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 솔루션은 영림원소프트랩이 구축형 ERP에서 쌓은 노하우와 세무 전문가의 업무 경험을 바탕으로 비영리 회계기준이 반영돼 있고, 특히 공익법인을 위한 기능이 포함됐다.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예산관리, 수입·지출관리, 회계관리, 세무관리, 인사·급여관리, 후원관리 모듈로 구성돼 있다. 일반 기업 ERP와 달리 예산관리, 지출관리, 후원관리가 주요 모듈이다.
이 솔루션은 예산회계와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른 복식부기를 지원하고, 특히 역량이 부족한 비영리법인을 위해 쉽게 복식부기로 전환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국세청 결산공시의무에 따른 결산공시서류를 쉽게 작성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후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쉽게 보고할 수 있도록 후원금 관리기능을 제공한다. 또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의 구분 경리가 가능하고, 공익법인이 공익목적사업과 관련해 사용하는 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해야 하는 사항을 고려해 전용계좌 관리기능도 지원한다.
시스템에버 비영리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문성호 부장은 “많은 비영리법인과 공공기관을 접하면서 현장 담당자들이 회계업무를 쉽게 할 수 있을까를 오랫동안 고민했다. 복식부기를 해야 하는데 계정과목 개념도 모르는 현장 담당자들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한 결과, 자동화 처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자는 결론을 얻었고, 예산 과목 기준의 단식부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복식부기를 처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예산관리, 수입·지출관리, 회계관리, 세무관리, 인사·급여관리, 후원관리 모듈로 구성돼 있다. 일반 기업 ERP와 달리 예산관리, 지출관리, 후원관리가 주요 모듈이다. ‘시스템에버 비영리’의 수입·지출결의서 작성 화면(위 사진)과 자동전표 생성 화면 / 사진=영림원소프트랩
비영리법인은 공익법인 결산공시서류, 기부금품 수입·지출 명세서, 운용 소득 사용명세서 등 비영리 회계기준에서 요구하는 결산공시서류와 의무공시자료가 많은데, 기존의 ERP 솔루션은 이를 제대로 지원하기 어렵다.
문 부장은 “현재 비영리기관에서 사용하는 다른 솔루션 기업들의 제품은 업무 중심으로 예산을 편성, 지출하는 공공영역에 맞춘 프로그램을 비영리기관에서 쓸 수 있도록 일부 확장한 것으로, ‘시스템에버 비영리’와 출발 자체가 다르다. 다른 기업들도 ‘시스템에버 비영리’와 같은 제품을 만들 수 있겠지만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려 설계한다고 해도 당장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시스템에버 비영리’ 출시 이후 비영리법인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비영리법인의 어려움을 제대로 짚고 해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문성호 부장은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처음부터 비영리법인의 요구를 고려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전문 회계지식이 없어도 기본교육을 받으면 결산 시점에 별도 작업 없이 필요한 자료를 준비할 수 있고, 복식부기 회계처리와 결산공시서류 작성까지 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문 부장에 따르면,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특히 전표가 자동으로 생성이 된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 영림원소프트랩이 심혈을 기울인 기능인, 이른바 ‘수입에 대한 꼬리표’를 통해 각 후원자의 후원금이 어느 사업에 어떻게 쓰였는지 추적, 관리할 수 있다.
‘시스템에버 비영리’는 월 15만 원(후원금 관리기능 추가 시 20만 원)에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처음 도입 시 180만 원의 교육 컨설팅 비용이 추가된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처음 이용 고객에게 6개월 간 월 사용료의 50%를 할인하는 혜택을 주고 있다. 또 비영리법인의 각종 실무에 도움을 주는 영상강의를 제작해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문성호 부장은 “시스템에버 비영리를 통해 비영리법인의 운영을 더 쉽고 정확하게 해 투명성을 높여 기부문화가 확산되는데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스템에버 비영리’의 주 고객은 공익법인, 재단법인, 사단법인, 사회복지법인, 협회 등이다. 현재 굿네이버스 미래재단, 비전케어, 사랑글로벌아카데미(사랑의교회 교육센터), 동해문화관광재단, 간호교육평가원 등 15곳이 사용하고 있다.
영림원소프트랩은 연말까지 고객을 50개로 늘리고, 2025년까지 1000개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 부장은 ‘시스템에버 비영리’가 비영리법인의 운영을 더 쉽고 정확하게 해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강조했다.
비영리공익법인은 후원자의 기부금 등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과 사회 취약계층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비영리공익법인이 기부금을 목적에 맞게 잘 써놓고도 부족한 인력 등으로 사용처 등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면, 후원자는 자신이 낸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없고, 이는 기부를 위축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성호 부장은 “‘시스템에버 비영리’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비영리단체가 사업 결과물을 정확하게 알려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부문화가 더 확산되는데 일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동식 기자 lavita@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