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선 최원석 대표의 비씨카드 파격 마케팅

'BC카드역', '시발카드' 등 과감한 마케팅에 반응 엇갈려…일회성 넘는 호감 형성이 관건


최원석 대표 체제로 전환한 비씨카드가 '점잖은 금융권'에 어울리지 않는 파격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씨카드의 최근 행보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13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비씨카드의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반기 순이익은 371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38억 원) 대비 31.0% 감소했다.

마스터카드 지분 매각으로 발생한 법인세와 관계사 케이뱅크 등의 손실이 순이익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비씨카드는 최원석 대표 체제에서 실적 개선에 실패했지만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최근 젊은 사내문화와 브랜딩 전략으로 눈도장을 찍고 있다.

비씨카드는 서울지하철공사와 을지로4가역의 이름을 'BC카드(비씨카드)역'으로 병기할 수 있는 부역명 계약을 맺었다.

적자에 시달리는 서울지하철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공감을 얻고 있는 한편,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공공시설이 기업 홍보용으로 전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 실질적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도 있다.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지난 3월 최원석 대표의 취임사와 연결된다. 

당시 최 대표는 "상어는 계속해서 헤엄쳐야만 생존할 수 있듯이 우리도 끊임없이 활동적으로 움직여 금융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지하철 부역명 구매 또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비씨카드는 국내 유일 카드 프로세싱 기업이다. 결제망이 없는 은행이나 카드사의 신용카드 결제를 대행해주는 카드 프로세싱을 통해 대부분의 수익을 얻는다. 그러다보니 일반 소비자에게 비씨카드의 존재감은 크지 않다.

BC카드는 최근 자사 카드를 내놓으며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초 관계사인 케이뱅크와 손잡고 내놓은 상업자표시전용카드(PLCC) '케이뱅크 심플카드'를 내놨다. 지난 7월에는 YG엔터테인먼트와 제휴해 '블랙핑크 카드'를 출시했다. 

이어 세번째로 선보인 카드는 인기 웹 예능 '워크맨'과의 힘을 합쳐 만들었다. 카드의 이름은 '시발(始發)카드'다. 사회초년생의 시작, 처음을 응원한다는 의미지만, 출시 당시 욕과 동음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빚었다. 

재미있고 참신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자극적인 마케팅이 언어의 비속화를 야기한다는 염려도 제기되고 있다. 부역명 구매나 논란을 빚고 있는 카드명이 욕설 마케팅 익성 개선과 인지도 제고를 위한 무리수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와관련 비씨카드 관계자는 "최원석 대표 취임 이후 바뀐 사내문화와 젊은 직원들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가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젊은 사내문화와 유연한 소통을 위해 사내 직원간 호칭을 닉네임으로 정하고, 본인은 ‘원스틴’이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다.

'원스틴'의 지지로 진행되고 있는 파격적인 마케팅은 논란을 빚으며 일단 이목을 끄는데까지 성공했다. 다만, 이후 이같은 관심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호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후속 전략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재은 기자 wood@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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