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미국 배터리공장 '장고'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미국공략 강화…삼성 SDI, 투자계획 밝혔지만 확정 못해


배터리 업계가 세계 3대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SDI는 아직 구체적인 미국 투자 계획을 언급하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 투자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은 유럽·중국과 함께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2025년까지 핵심 부품의 85% 이상을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은 전기차에 과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급망 구축에서 최대 경쟁국인 중국을 배제한 것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독자 생산능력을 늘리는 한편, GM과 포드 등 자동차 메이커와 협력을 통한 공장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시장에 늦지 않게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부지나 파트너사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발표하지 않았다. 배터리 생산라인 신·증설은 삼성이 지난 8월 발표한 향후 3년 간의 투자 내용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미국 진출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SDI가 주춤하는 사이 국내 경쟁사들은 미국 내에서의 생산규모를 꾸준히 늘렸다. 확정된 투자 내용을 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에서 145GWh, SK이노베이션은 15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현재 삼성SDI는 국내 3대 배터리 회사 중 유일하게 미국에 배터리 생산공장이 없다. 미시간주에 배터리 팩 조립 공장만 보유하고 있다. 배터리 셀을 해외에서 들여와 조립 생산만 하고 있다.

삼성SDI는 대신 헝가리 공장 신·증설을 통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헝가리 배터리공장 증설이 완료되면 삼성SDI의 생산능력은 현재 30GWh에서 최대 40GWh 후반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일각에서는 삼성SDI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과 달리 각형 배터리가 주력 제품인 만큼 미국 시장에 대한 입장이 두 기업과 다소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GM, 포드 등 미국의 완성차 업체가 파우치형 배터리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각형 배터리는 폭스바겐 등 유럽 자동차 업체가 주로 채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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