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주요 계열사 수장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특히 재임 기간이 가장 긴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의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포스코그룹은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1년인 경우가 많고, 책임경영을 강조하고 있어 실적이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29일 데이터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8개 주력계열사 가운데 6개 기업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상승했다. 8개 기업의 1~3분기 영업이익 합계는 8조1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5377억 원)보다 215.7% 증가했다.
포스코강판의 영업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포스코강판은 지난 3월 윤양수 대표를 수장으로 맞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136억 원으로, 전년 동기(122억 원) 대비 831.1% 증가했다.
윤 대표는 취임 이후 미얀마 군부와의 합작 관계를 종료하며 리스크 해소에 나섰다. 이에 더해 올해 철강 전방산업 호조로 주력제품의 가격 상승요인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을 회복시켰다.
올해 최정우호 2기 출범을 알린 포스코도 호실적을 거뒀다. 철강제품의 수요 증가로 인한 가격 상승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3분기까지 54조9981억 원의 매출과 6조8698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각각 전년 동기(42조5286억 원, 1조5397억 원) 대비 29.3%, 346.2% 늘었다.
포스코그룹 신사업 중 하나인 이차전지 소재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케미칼도 좋은 실적을 거뒀다.
포스코그룹은 다른 그룹들과 달리 통상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1년으로 정해져있어 CEO의 평균 임기가 짧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경준 포스코케미칼 대표는 2019년 3월 수장에 올라 올해 취임 3년차를 보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해 내년에도 포스코케미칼을 이끌게 되면 그룹 내 장수 CEO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김영상 전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2015년 7월~2020년 3월 재임)가 포스코그룹 내 대표적인 장수 CEO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실적이 연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민 대표는 취임 이후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포스코케미칼의 매출은 2018년 1조3836억 원, 2019년 1조4838억 원, 2020년 1조5662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수익성도 개선됐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020년 349억 원에서 2021년 1012억 원으로 156.8% 늘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는 취임 이후 꾸준히 수익성 상승을 보여 올해도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357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15억 원)보다 18.4% 증가했다.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정비사업에서 격전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실적 3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보였다. 주택시장 활황에 힘입어 정비사업 4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주시보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도 수익성 성장을 이끌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조7630억 원, 44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5조8311억 원, 3872억 원) 대비 56.4%, 15.0% 늘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철강, 식량사업, 무역법인, 투자법인 등이 고르게 성장했다.
에너지 사업은 미얀마 사태 장기화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하지만, 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173억 원에서 3분기 196억 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또 미얀마에 국한됐던 에너지 사업을 말레이시아, 호주까지 넓혀 본업인 트레이딩 외 사업 수익을 높일 계획을 세웠다.
철강포장과 철강부원료 사업을 하고 있는 포스코엠텍도 올해 영업이익이 늘었다. 이 회사는 올해 이희근 대표를 새로운 CEO로 맞았다.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98억 원에서 올해 109억 원으로 10.5% 늘었다. 철강 수요 회복에 따라 포장량이 증가한 데 영향을 받았다.
반면, 포스코에너지는 수익성이 악화됐다.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1~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2199억 원)보다 24.4% 줄어든 1603억 원에 그쳤다.
올해 정덕균 대표를 신임 CEO로 맞은 포스코ICT는 분위기 쇄신에 실패했다. 올해 들어서도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474억 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8개 주력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저수익 사업구조 개선을 진행하면서 매출이 줄고 비용이 발생했다.
이윤혜 기자 dbspvpt@data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