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면접 질문, 2~3년 사이 이렇게 달라졌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에 면접 질문도 예외는 아니다. 주제는 같아도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를 묻는 방식 역시 변화하고 있는 것. 지원자를 심층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기업들은 면접 질문을 어떻게 바꿨을까?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가 최근과 3년 전의 면접질문 2천 여건을 분석해, 기업들의 면접질문이 어떻게 변했는지 비교해 봤다.
◆ 시트콤형
청산유수 같은 말로 면접관을 설득하는 시대는 끝났다. 기업도 이제는 말보다 직접 행동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 원한다. 대표적인 예가 상황극이다.
고객 관리직 면접에서 주로 물어봤던 '고객이 심하게 불만을 토로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등의 질문은 이제 쉽게 들어보기 힘들다. 최근에는 ▲'지원자 한 명은 고객, 한 명은 상담자 역할을 맡아 상황극을 펼쳐보라'고 함으로써 구체적인 태도까지 평가하고 있는 것.
영업직도 마찬가지다. '자사 제품의 특징과 장점에 대해 설명해보라'는 진부한 질문 대신 ▲'옆에 있는 지원자에게 우리 제품을 팔아보라'고 즉석 영업을 주문한다. 제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뿐 더러, 지원자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까지도 살펴보려는 기업의 의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수능형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뀌었듯 지원자의 전문지식을 평가하기 위한 기업들의 방식도 단편적인 수준을 묻는 시대는 지났다.
지원자에게 마그누스 효과를 알고 있는 지 알아보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한 기업의 면접질문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베컴이 프리킥을 찼는데 골대 안으로 휘어져 골인이 됐다, 그 이유를 설명해보라'는 것. 지원자가 마그누스 효과를 알고 있는 지는 물론, 응용 사례까지 알고 있는 지 파악하기 위한 간단하면서도 심층적인 질문이다.
또, '베르누이 방정식이란 무엇인가', 'CDMA가 무엇인가'처럼 한 두 가지 용어에 대한 뜻을 묻는 것과 달리, ▲'CDMA, TDMA, FDMA 등 통신 이론을 비교해 설명하라'는 등의 질문도 해당 분야에 대한 종합적인 지식을 지니고 있는지 평가하는 대표적인 수능형 질문이다.
◆ 브리핑형
프레젠테이션 면접이 일반화된 지금과 달리, 3년 전만해도 질문으로 시작해서 답변으로 끝나는 면접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시사에 대한 상식을 묻는 질문을 예로 들면, 3년 전 면접에서는 '오늘 조간신문의 주요기사는 무엇인가', '요즘 이슈는 무엇인가' 등의 질문이 오간 반면, 최근에는 ▲'오늘 신문의 사설을 브리핑하고, 본인의 의견을 제시하라'는 식으로 지원자가 직접 내용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시간이 빠지지 않는다. ▲'FTA가 우리 회사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 지 설명하라'는 등의 배경 지식을 요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지원 기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 정도는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
브리핑형 질문은 지원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면접 중 하나. 하지만 발표에 앞서 충분한 시간도 줄뿐더러, 대개 정답보다는 논리적인 설득 방법이나 발표하는 태도를 평가하기 때문에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 조합형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와 '자신의 성장과정에 대해 말해보라'는 질문을 한번에 물어볼 수 있을까? 정답은 그렇다.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 중 하나를 골라 자신의 경험과 결부시켜 말해보라'는 질문이 그것. 지원회사에 대한 분석과 본인의 성장과정 중 무엇을 강조할 지에 대해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입사 후 회사 발전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역할과 그것을 비용으로 환산하라'는 주문은 입사 후 포부와 지원직무에 대한 이해, 기업 정보 등을 한번에 평가할 수 있는 함축적인 질문. 한 부분만 준비를 소홀히 해도 답변 전체가 두루뭉실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지원자간의 답변 차이가 크게 드러날 수 있다.
조합형 질문은 대개 지원자 개인에 대한 부분과 지원회사에 대한 부분을 연결해 질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면접 전에 예상할 수 있는 질문을 뽑아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 밖에도 지원자의 대인관계를 평가하기 위해 던졌던 '지금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친구는 몇 명인가'라는 질문은 ▲'핸드폰 주소록에 몇 명이 등록되어 있는가', ▲'지금 당장 문자메세지를 보내 10개 이상의 답장을 받아보라'는 등의 '검증형' 질문으로 바뀌었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정보를 수집하고 외우는 수준의 준비로는 기업의 면접 패턴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종합적인 지식과 이를 응용해 답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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